‘명태균 게이트’가 불거지고 수개월이 지난 2월 25일, 김건희 여사가 명태균과의 통화에서 “당선인(윤석열 대통령)이 (김영선 전 의원을) 밀으라고 했어요”라고 말한 육성 녹취가 공개됐다. 이 녹취는 윤석열 대통령 뿐 아니라 김건희 여사 역시 공천 과정에 깊이 관여했음을 보여주는 핵심 증거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여전히 검찰은 대통령 부부의 소환 조사 가능성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PD수첩”은 그 침묵의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명태균 게이트’ 관련 검찰 수사보고서를 확보해 정밀 분석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지난해 4월부터 조사받기 시작한 ‘명태균 게이트’ 공익 제보자 강혜경 씨. 강 씨는 처음부터 이 사건이 윤석열 대통령과 관련돼 있다고 진술하며, 4천여 개의 통화 녹음이 담긴 휴대전화를 검찰에 제출했다. 강 씨의 피의자 신문조서 안에는 명태균과 대통령 부부와의 통화를 암시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이른바 명태균의 ‘황금폰’도 검찰 손에 들어간 지 약 4개월. “PD수첩”은 녹취와 검찰 수사보고서를 분석해, 대통령 부부를 둘러싼 공천 개입 의혹의 실체를 좇았다.
작년 12월, 명태균 씨는 대통령 부부와의 통화 녹음이 담긴 ‘황금폰’ 3대와 USB를 자진 제출했다. 그러나 수사보고서에 따르면, 검찰은 이미 9월 말, 명 씨가 포렌식 업체를 찾아 황금폰의 자료를 추출하고, 이미 황금폰이 명태균 처남에게 있다는 사실도 정확히 파악해 낸 것으로 보였다.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정황이 담겨 있다는 ‘황금폰’. 언론뿐 아니라 검찰도 그 행방을 쫓았고, 결국 검찰은 압수수색까지 나섰지만 정작 ‘황금폰’을 확보하지 못했다. 한편, 명 씨의 아내 이승은 씨는 친오빠로부터 압수수색이 이상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PD수첩”은 명 씨의 아내 이승은 씨를 직접 만나 당시 압수수색 현장의 상황을 들어보았다.
지난 “명태균 게이트 2” 방송에서 공개한 수사보고서 외에도, 검찰은 며칠 간격으로 여러 건의 수사보고서를 작성했다. “PD수첩”은 그 추가 보고서들을 입수해 정밀 분석에 나섰다. 특히 지난해 11월 작성된 검찰 수사보고서에는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정황과 수사 필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특히 검사 8명이 연서명한 보고서에는 김 여사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문구가 여러 차례 명시돼 있다. 전현직 검사들은 검사 8명이 연서명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하며, 상부에 수사 의지를 전달하기 위한 시도였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는 아직 진행되지 않고 있다. 과연 ‘명태균 게이트’ 수사는 성역 없이 이뤄질 수 있을까? “PD수첩”이 그 답을 추적했다.
“PD수첩” 제1456회 “명태균 게이트 3: 검찰의 침묵”은 4월 1일 오후 10시 2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