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기획 ‘아직, 끝나지 않았다. 파면당한 자가 남긴 청구서’
마침내 광장에 봄이 왔다. 헌법재판소가 8:0 만장일치 의견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했다. 12.3 비상계엄 122일 만이다. 헌법재판소는 윤 전 대통령이 절차와 내용 모두 위헌적인 비상계엄을 통해 헌법을 유린하고 국민의 신임을 중대하게 배반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결정문의 결론 첫 줄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는 헌법 제1조 1항을 적었다.
헌재는 계엄이 선포된 12월 3일 밤을 살펴보며 윤 전 대통령이 국회의 헌법상 권한 행사를 방해하고, 헌법이 정한 통치구조를 무시한 중대한 법 위반을 저질렀다고 결론내렸다. 내란 혐의와 직결되는 상황에 대해서도 뚜렷한 판단을 내린 것이다. 이제 곧 형사 재판도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불소추특권이 사라진 상태여서 다른 혐의를 통한 재구속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비상계엄 직후 모든 법적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고 했던 윤 전 대통령. 막상 수사가 시작되자 돌변했다. 수사권과 법원의 관할을 트집 잡더니 구속 시간을 파고는 '법기술'을 동원해 풀려났다. 이런 모습은 윤 전 대통령이 말한 법치와도 일맥상통한다. 시행령 통치와 거부권으로 국회의 입법권을 무력화시켰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한 친위 쿠데타는 정치적 찬반의 문제로 변질돼 사회를 갈라놨다. 광장에서는 상대 진영을 향한 폭언과 폭력이 일상이 됐고, 권력과 손잡은 극단 세력은 음모론과 혐오를 확산시켰다. 경제는 성장판이 닫히고 국가 재정은 망가졌다. 국민들은 먹고 사는 문제마저 걱정해야 했다. 결국 거대한 청구서가 국민 앞에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