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에게 우리 지역 역사도 살펴볼 것을 권하면서 민족국가 역사서술의 편협성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이 집단들의 행로가 중화인민공화국의 상황에 갈수록 큰 영향을 받음을 분명히 알게 되면서, 나는 중국사 연구를 넘어 마오쩌둥 중국의 시사에도 관심을 키우게 되었다. 프린스턴의 고등학술원(Institute of Advanced Studies)이나 옥스퍼드의 올소울스 칼리지(All Souls College) 같은 연구 중심 기관을 만들어 유출된 인재를 복귀시킬 필요가 제기되어 의학, 자연과학, 사회과학, 태평양학의 4개 연구원(research school)이 설립되었다. 특이한 현상으로 보였지만, 쿠알라룸푸르(KL)로 돌아갈 때까지 몇 해 동안 연구에 전념하고 싶은 내 입장에 편리한 조건이어서 별로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 풍성한 문서와 학술지와 도서에 빠져 지낼 뿐, 각자의 연구에 전념하고 있는 동료들을 내가 건드릴 생각도 없었다. 나 자신의 연구를 수행하고 오스트레일리아 여러 대학에서 중국사와 일본사를 강의할 박사과정 학생들을 돌봐주는 외에 중국현대사에 대한 관심을 키워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학과의 초기 박사학위 수여자 또 한 사람 이골 데 라케윌츠(Igor de Rachewiltz, 1929–2016)는 이탈리아 명문가 출신으로 유럽 중국학의 유서 깊은 중심지 나폴리대학에서 "동양학" 공부를 시작한 사람이었다. 거란인 정치가 야율초재(耶律楚材) 연구에 탄복했고, 그가 영역한 "몽골비사" 초고를 보고 매료되었다. 그는 두 언어로 작성된 이 자료의 충실하고도 섬세한 번역을 계속해 왔다. 내가 그곳에 갈 무렵에는 중국의 이슬람교에 관한 연구를 새로 시작하고 있었다. 그 후임자 류춘옌(柳存仁)은 중국의 문사철(文史哲) 전통에 깊은 소양을 쌓고 도가의 전통에 관한 뛰어난 연구를 이뤄낸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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