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한 가족의 평화가 한순간에 깨졌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막내아들, 현수(가명)에게 믿기 힘든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었다. 현수가 지난 4년 동안 숨겨온 충격적인 비밀은 뜻밖의 계기로 드러났다. 바로 사촌 형의 ‘자전거’ 때문이었다는데.
현수의 말에 가족들은 물론 온 동네가 발칵 뒤집혔다. 중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이 된 지금까지 누군가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소년의 고백. 게다가 현수가 그 증거로 보여준 영상과 사진들은 가족들에게는 너무나 큰 충격이었다. 영상과 사진에는 소중한 아들 현수에게 폭행을 가하고, 흉기로 돈을 요구하며 협박하는 모습들이 담겨있었다. 그런데 가족들은 영상 속 등장인물들이 어딘가 낯익었다고. 아들을 괴롭혔던 건 다름 아닌 중학교 시절부터 친하게 지내던 동창생들이었다. ‘친구’라 믿어 의심치 않던 아이들은 어쩌다 현수를 괴롭히는 학교 폭력의 가해자가 된 걸까?
현수는 중학교 시절 사소한 말다툼이 계기가 되어 괴롭힘이 시작됐다고 회상했다. 이후 엽기적이고 가학적인 폭행과 협박성 금전 요구가 4년 동안이나 이어졌다고 했다. 가족들은 즉시 피해 사실을 학교에 알렸지만, 학교 측은 수학여행이 끝난 뒤에야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불안했지만 아이를 믿고 여행에 보냈다는데. 그러나 걱정은 현실이 되고 말았다.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에는 기본적인 분리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다. 여전히 현수를 괴롭혔던 동창생들은 평범한 일상을 누리고 있었는데. 잔혹한 괴롭힘 속 소년은 왜 방치되었는가? 또 소년은 왜 단 한 번도 SOS를 청하지 않았을까?
수원 인계동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박 사장. 그는 최근 반가운 예약전화를 받았다. 수화기 너머의 자신을 SBS 이 피디라고 소개한 남자는 SBS 유명 예능 프로그램인 ‘런닝맨’의 회식을 예약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연예인들의 특별 요청 사항이라며 한 병에 130만 원이 넘는 고급 양주를 주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예약 시간이 다 되도록 남자도 연예인도 자리에 나타나지 않았다.
신기루처럼 사라졌던 그가 다시 나타난 것은 불과 이틀 뒤였다. 그는 또 다른 노래방에 전화해 또다시 회식을 약속하고 고급 양주를 주문한 뒤 사라졌다. 그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런데 ‘궁금한 이야기 Y’ 제작진이 확인해 본 결과 SBS 이 피디는 여자였다. 진짜 피디의 이름을 빌려 활개 치는 사칭범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온 건 전국 곳곳의 식당에서였다.
이번엔 유명 연예인의 매니저라고 자신을 소개했다는 남자. 그런데 그의 행동에는 어딘가 수상한 구석이 있었다. 예약을 잡은 뒤에는 꼭 구하기 어려운 고급술을 주문하고 싶다며 요구하고, 자신만이 아는 주류 판매상을 소개해준 뒤 사라진다는 것.
남자가 소개한 주류 판매상에게 입금한 사장들은 구매한 술도 받지 못하고, 노쇼 피해까지 고스란히 받는 상황에 처했다. 게다가 취재를 이어가는 순간에도 남자의 연락을 받았다는 제보 전화가 속출했다. 전국 곳곳을 무대로 나타나는 남자의 정체는 대체 무엇인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궁금한 이야기 Y’ 제작진을 만난 제보자는 그의 정체를 알 것 같다고 했다.
제보자는 단순 사칭이나 노쇼가 아니라 ‘보이스 피싱’이라고 답했다. 그리고 그 근거지는 캄보디아며, 지금도 인원을 모집하고 있다고 했다. 제작진은 바로 조직에 연락을 취했고, 극비리에 그들이 사용하는 대본까지 입수할 수 있었다. 사장님 울리는 그놈 목소리의 정체를 이제는 찾을 수 있을지, 그 이야기는 13일 금요일 밤 8시 50분에 방송되는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