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이던가. 매년 대학을 일렬로 줄 세워 발표하는 “중앙일보”를 비판하는 기사를 쓰고, 뒤이어 가요 프로그램 순위제를 비판하는 기사를 썼다. 탈북민을 '이등 시민' 취급하는 정권 비판 기사도 썼다. 그랬더니 그 무렵 자주 만나던 지인 하나가 자못 진지한 얼굴로 이런 말을 했다.
줄 세우는 게 싫었다. 어릴 때부터 그랬다. 아직도 중학교 시절을 떠올리면 학교 게시판에 붙은 시험 전체 등수표(라떼는 그런 시절이었다)에서 제 것보다 내 등수를 먼저 찾느라 혈안이던 친구 ○○이가 생각난다. 한때는 친했던 것도 같은데 나를 친구가 아닌 경쟁자로 보는 그 눈이 무서워 더 친해지기를 사양했다.
집에서도 줄 세우기는 기본이었다. 국영수는 물론이고 예체능에서도 오빠들을 앞섰던 적이 거의 없었다. 객관적으로 성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