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무주택 대통령 vs 다주택자’

  • 2026.03.09 09:45
  • 18시간전
  • MBC
[PD수첩] ‘무주택 대통령 vs 다주택자’

56주 연속 상승 중인 서울 아파트값. 가파르게 오르는 집값에 내 집 마련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이에 이재명 정부는 신년 초부터 강도 높은 부동산 정책을 내놓으며 집값과의 전쟁을 선언했다. 특히 두 달 남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시장의 관심은 더욱 커진 상황. 과연 정부의 정책은 시장을 움직일 수 있을까. “PD수첩”은 다주택자들과 부동산 전문가들을 만나 현재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변화를 심층취재했다.

‘미친 아파트값’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가팔랐던 2025년 서울 아파트 시장의 상승세. 일각에서는 지난해 2월 오세훈 서울시장의 토지거래허가제 해제가 그 시발점이었다고 말한다. 규제가 완화되자 지방 투자자들이 서울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었고, 압구정의 한 아파트는 호가가 일주일 사이 10억 원 이상 뛰었다.

문제는 이런 상승이 한강 벨트를 따라 번졌다는 점이다. 압구정이 오르면 반포가 오르고, 반포가 오르자 이른바 ‘마용성’ 지역까지 상승세가 이어졌다. 6월 실거래가가 17억 9천만 원이던 반포의 한 아파트는 10월 말 31억 원에 거래됐고, 2024년 15억 원에 거래됐던 광진구의 한 32평형 아파트는 1년 만에 22억 원까지 뛰었다.

이후 토지거래허가제가 다시 적용되고 정부가 6월, 9월, 10월 세 차례에 걸쳐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지만 이미 달아오른 시장의 상승세는 쉽게 꺾이지 않았다.

2026년, 대통령이 연일 강력한 집값 규제 의지를 내보이는데도 시장에서는 오히려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는 분위기마저 감지됐다. 설 연휴에도 수강료가 10만 원이 넘는 부동산 투자 강의장은 사람들로 가득 찼고, 다주택 규제를 피하는 다양한 방법을 배우려는 열기로 뜨거웠다.

서울에서 두 채 이상 집을 가진 다주택자는 약 37만 가구. 정부는 다주택자들에게 부과되는 양도세 중과 유예를 연장하지 않음으로써, 이들이 보유한 집이 시장에 나오도록 유도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하지만 정책 발표 직후 “PD수첩”이 만난 다주택자들의 생각은 놀라울 정도로 일관됐다. 팔지 않고 버티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20여 차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이 발표됐지만 집값은 결국 상승했다. “PD수첩”이 당시 고위공직자들의 자산 변화를 비교한 결과, 2020년 집을 처분하지 않았던 한 공직자는 이후 약 20억 원가량 자산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때 집을 팔았던 사람들만 손해를 봤다’는 강한 학습 효과만 남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통령이 임기 중 집을 팔았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이 소식은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남겼다. 1월 말까지만 해도 절대 안 판다던 분위기였던 다주택자 단체 카톡방과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대통령 진심인가봐’, ‘이재명 정부는 다른 것 같아’, ‘정말 팔아야 하나’ 같은 불안 섞인 반응도 눈에 띄기 시작했다.

설 연휴 이후 찾아간 부동산 중개업소. 현장에서도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됐다. 작년 부동산 열기가 가장 뜨거웠던 분당에서도 가격이 9억 원이나 떨어진 아파트가 등장했고, 매물이 20개 넘게 쌓인 단지도 확인됐다. 과연 이 변화는 집값 상승 흐름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아직 속단은 이르다며, 지금이 부동산 시장의 중요한 분기점이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끝나는 5월 9일 이후, 후속 대책과 실행력에 따라 매물이 다시 잠길 수도, 하락 흐름이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집값 상승의 갈림길에 선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 실제 현장의 생생한 고민과 전문가들의 분석을 담은 “PD수첩” ‘무주택 대통령 VS 다주택자’는 3월 10일 밤 10시 20분 방송된다.

  • 출처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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