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등화

  • 2024.08.01 17:18
  • 3시간전
  • 뉴제주일보

▪시작 메모 가지를 뻗은 금등화가 화사하게 피어있는 담장 아래 아이들이 모여 시를 읽었다. 꽃향기를 길게 호흡하며 선생이 물었다. “꽃이 피는 힘은 어디에서 날까?” 열다섯 혹은 열여섯 학생들은 잠시 생각했다. 첫 번째 남학생이 낮고 분명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 남학생의 답변을 듣고 선생은 어이가 없었다. 두 번째 학생은 눈이 맑고 착한 여학생이었다. 그 답변은 첫 번째 남학생과 같은 것이었다. 선생은 울그락불그락 속이 뒤틀렸다. 세 번째 학생의 답 또한 같은 것이었다. 그날 선생은 시를 읽지 말자고 다짐했다. 열다섯 살 순수한 학생들이 이구동성으로 대답한 답은 아름다움도, 사랑도, 관심도, 시도 아닌…돈이었다. 학생들에게 있어 시의 힘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 출처 : 뉴제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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