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잃고 기억은 쌓인다. 잃어버린 시간의 기억을 우리는 추억이라 하던가. 내 입에서 ‘요양원’ 얘기가 오고 갈 때, 아프고 늙으면 누구나 가야 하는 곳이기에 덤덤하게 받아들이다가도 요양원에 간 어머니 모습만 보면 가슴이 미어졌다. 삶이, 사랑이, 어머니의 노쇠한 모습이 바람(願)이고 바람(風) 같아서 내게는 간절한 것들이었다. 힘들고 서럽고 왜 이렇게 살아야만 하는지 계속 반문하다가도 결국 우리의 삶은 뚜렷한 해답이 없었다. 내 시간 오후 2시, 빈자리를 어루만지는 부재와 상실, 그리움으로 가슴이 뼛속까지 시린다. 상처나 슬픔조차도 지나간 것이기에, 마음의 고향은 늘 그렇게 잃어버린 시간에 자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