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생활의 달인’에서는 은둔식달 – 서울 최고의 중식, 미국식 쌀국수 달인, 과자 담기 부부 달인, 칼의 달인, 공깃밥 달인이 소개된다.
식사 시간이 가까워질 무렵이면 ‘ㅈ’ 중국집 앞에서부터 시작된 줄이 골목을 따라 길게 이어진다. 구불구불 늘어선 행렬은 한 블록을 가득 채우고, 테이블이 비워지자마자 금세 다음 손님으로 꽉 찬다. 이 독특한 웨이팅 풍경이 하루에도 몇 차례 반복되는 서울 최고의 중식 맛집 두 곳을 찾아간다.
첫 번째는 종로구의 ‘ㅈ’ 중국집. 거의 모든 테이블에 빠지지 않는 메뉴는 탕수육이다. 윤기가 반짝이는 투명 소스가 입맛을 돋우고, 젓가락으로 들어 올리는 순간 나는 ‘바삭’ 소리는 먹기도 전에 군침을 돌게 한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하며, 달콤함까지 기분 좋게 퍼져 ‘맛있는 탕수육의 정석’을 보여준다. 그러나 진짜 전설은 달걀 짬뽕밥에 있다. 밥에 매콤한 국물이 밴 국밥 스타일로, 풀어진 달걀이 진한 국물 맛을 부드럽게 잡아주면서 칼칼함과 고소함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이 맛이 이 집 앞에 끊이지 않는 긴 줄의 비밀이다.
두 번째는 관악구 ‘ㅍ’ 중국집이다. 해물짬뽕이 대표 메뉴로, 쫄깃한 면발 위 푸짐한 해물이 가득 올라가 있다. 한 입 국물을 먹으면 고기 짬뽕인지 헷갈릴 정도로 국물이 진하고 깊은 풍미를 자랑한다. 또 다른 인기 메뉴 유린기는 커다란 닭튀김에 새콤짭짤한 간장 양념이 더해져 바삭하면서도 촉촉하다. 젓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드는 맛이다.
두 곳 모두 30년 이상의 중식 인생과 주인의 진한 사연이 깃들어 있다. ‘ㅈ’은 중식 대가 장홍기에게서 손맛을 배웠고, ‘ㅍ’은 가난 속에 철가방 배달부터 시작해 탄탄한 기본기를 쌓았다. 이들의 깊은 맛과 진심이 긴 웨이팅도 즐거운 기다림으로 만든다. 은둔식달에서 그 비밀을 공개한다.
파주의 한 쌀국숫집. 평범해 보이지만 문을 열면 시선을 압도하는 그릇이 있다. 바로 ‘본매로우 쌀국수’다! 본매로우(Bone Marrow)는 소 뼛속 골수를 뜻하는데, 크고 묵직한 골수가 통째로 올라간 비주얼이 압도적이다.
숟가락으로 골수를 살살 긁어내면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이 스며든다. 골수를 29시간 동안 우려낸 육수에 넣으면 맑으면서도 깊고 농밀한 국물이 완성된다. 이 국물에 차돌양지와 직화 고기, 탱글한 미트볼까지 더해져 먹는 이로 하여금 한 상 차림 같은 든든함과 만족감을 안긴다.
달인은 한국에서 태어났으나 아기 때 미국으로 이주해 자랐으며, 베트남인들이 다수 거주하는 지역에서 직접 다양한 쌀국수를 맛본 경험이 있다. 미국식 쌀국수는 베트남 현지와 달리 국물이 더욱 진하고 고기 기름기와 육향을 강조하는 특징이 있어 골수까지 더해지게 됐다. 이처럼 미국식 쌀국수에 베트남식 실력과 미국 개성이 합쳐진 특별한 한 그릇을 소개한다.
한 대형 마트에서 25,000원이라는 단 하나의 조건으로 과자를 박스에 가득 담는 초특급 이벤트가 시작돼 전국 도전자들의 열기가 뜨겁다. 작은 박스 하나에 무심코 과자를 담으면 10개도 채 못 들어가지만, 달인이 되면 순식간에 박스 높이가 남산타워만큼 솟아오른다고 한다.
달인은 과자 쌓기의 기본부터 다르다. 큰 봉지는 기둥, 작은 봉지는 벽돌처럼 배치하며, 박스 구석구석에 과자 끄트머리를 꽂아 견고한 뼈대를 만든다. 순식간에 50개, 70개, 어느새 100개가 넘는 과자가 차오른다. 놀라운 점은 카트 없이 두 손으로 직접 들고 계산대까지 이동한다는 것. 단 한 봉지도 흘리지 않고 20만 원가량의 과자를 얻는 기술은 25,000원으로 맛과 짜릿한 성취감을 동시에 선물한다. 달인이 거대한 과자 탑을 쌓기 위한 모든 비밀과 기술을 낱낱이 밝혀낸다.
30초 안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보통은 휴대전화 메시지 하나 보내거나 몇 걸음 걷는 정도일 것이다. 그러나 천안의 칼의 달인 박순진에게 30초는 세계 기록에 도전하는 치열한 승부의 시간이다. 그는 30초 동안 셀러리 155조각 자르기 세계 기록을 보유했고, 스스로 그 기록을 넘겠다고 선언했다.
아침부터 바쁜 초밥 뷔페 주방에서 그는 재료 손질과 사이드 요리를 쉼 없이 해낸다. 아주 작은 마늘 하나도, 단단한 양파도, 그리고 쉽게 부서질 수 있는 김밥도 흔들림 없이 정확히 썰어낸다. 어렸을 적부터 중국집을 운영하는 아버지를 도우며 자연스럽게 칼질 실력을 익혔다. 이제 세상에 도전할 수 있는 유일한 건 기록뿐이라는 그의 속도, 정확성, 집중력을 보여준다. 스승이자 아버지인 방종칠 달인의 원조 칼질 기술까지 함께 조명하며 새로운 기록이 시작되는 순간을 함께 지켜본다.
부산 해운대의 한 덮밥집에서 ‘밥 잘 푸는’ 달인이 등장했다. 신재경 씨는 지난 20년간 여러 달인을 만나봤지만, 밥을 이렇게 정성껏 예쁘게 퍼 담는 달인은 처음이다.
덮밥은 밥 위에 건더기와 고명이 푸짐하게 얹혀 나오는 음식이다. 잘 보이지 않는 밥이지만, 신재경 달인은 밥을 아름답게 담는 데 철학을 가진다. 주걱으로 밥을 퍼내 그릇에 담은 뒤 손목에 리듬을 주며 박자를 맞춰 밥알이 포슬포슬 돌돌 뭉치도록 한다. 겨울에 내린 눈으로 만든 눈덩이처럼 예쁘고 포슬포슬한 모습이 완성된다. 그가 이렇게 정성을 다하는 것은 자영업자의 진심이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에도 스며들어야 한다는 믿음 때문이다. 10년 넘게 경쟁 치열한 해운대에서 살아남은 이유도 바로 이 따뜻한 마음 덕분이다.
“은둔식달 – 서울 최고의 중식, 미국식 쌀국수 달인, 과자 담기 부부 달인, 칼의 달인, 공깃밥 달인” 편은 2월 23일 월요일 밤 9시에 방송되는 SBS '생활의 달인'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