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치미

  • 2024.05.16 14:59
  • 2주전
  • 뉴제주일보

▪시작메모 자주 생각하는 방향으로, 내 마음을 살짝 기울인 대상을 닮은 모습으로 삶은 물들게 마련이다. 어느새 내게 스며든 맛이 있다. 내가 그 맛을 못 잊어 즐겨 찾을 때 내가 그것에 길들여졌음을 알게 된다. 눈 내리는 겨울날, 글겡이로 솔잎을 긁어와 불을 지피면서 물 데우고 밥을 하고 고구마를 찌고, 어찌 보면 매일매일이 힘들고 바빴지만 참 평화로운 시간이었다. 가족들이 빙 둘러앉아 찐 고구마에 호호 불며 먹는, 그윽이 우러난 동치미 한 사발은 밥상머리 교육의 힘이었고 어머니의 사랑이었다. 가족의 사랑은 그렇게 그 집안에 맞는 새로운 습관과 언어를 갖는다. 밥상머리에서 지금의 할 수 있는 사랑의 말이 있다면 그대는 무엇으로 어떤 말을 하겠는가. 동치미처럼 막힌 가슴을 톡 쏘는 그런 말을 해달라.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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