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특집 르포] 전쟁 2년, 부디모! 우크라이나

  • 2024.06.04 09:39
  • 3주전
  • SBS
뉴스토리 특집 르포 전쟁 2년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상이 된 우크라이나 사람들

이곳을 분쟁지역 전문 김영미 피디가 두 달간 취재했다. 수도 키이우에 도착하자마자 울린 공습경보는 취재진이 키이우에 머문 53일간 62번이나 발령됐다. 적게는 수십 발, 많게는 하루 100발이 넘는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전역에 떨어지는 상황이었다. 경보가 울릴 때마다 지하 방공호로 대피하는 시민들은 일상이 된 공습경보에 지쳐가고 있었다 .

공습경보만큼 빈번하게 마주한 것은 거리의 장례 행렬이다. 우크라이나 전역의 마을에선 목숨을 잃은 군인들의 ‘전사자 귀향 행렬’이 이어지고 있었다. 장례식이 치러지는 성당과 시청 앞 추모의 광장을 가득 메운 유가족과 시민들의 오열 그리고 공동묘지를 빼곡히 채우고 있는 젊은 전사자들의 초상은 모두 누군가의 친구이며 오빠이고 아빠였다. 우크라이나에서 만난 모든 이들은 가까운 이의 상실을 경험하고 있었다.

참전군인 가족의 기다림은 전쟁만큼이나 기약이 없다. 평생을 유치원 교사로 살았던 발렌티나(52)는 매일 하루 10시간 이상 대통령궁 앞에 서 있다. 러시아에 포로로 잡힌 아조우 연대 출신 아들의 송환을 위해서다. 살아남았지만 돌아오지 못한 포로의 가족들에겐 하루하루가 고통과 절망의 시간이다. 부상을 입었지만 집에 무사히 돌아온 올렉시(42)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2달의 회복 기간 후에 올렉시는 다시 가족과 떨어져 부대로 복귀해야 한다. 사랑하는 딸과 아내를 지키기 위해선 전장으로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이의 귀환을 바라는 가족들의 끝없는 기다림은 언제쯤 끝날 수 있을까?

삼성 법인에 근무했던 올렉산드르(32)는 최전선 투입 후 지뢰에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다.

팔과 다리 한쪽을 잃은 그가 어머니 올레나를 만나는 순간 그녀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전쟁은 시골의 작은 마을에도 상처를 남겼다.

마을 합창단에서 노래하는 나탈리아는 마을을 점령한 러시아군의 무차별 총격에 어린 아들을 잃었다. 그녀가 노래하는 이유는 자신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이웃들에게 힘이 되기 위해서다.

그 끝에 그들이 하는 말은 늘 한결같다. “부디모! 우크라이나” (부디모는 잘 살아보자는 의미의 현지어)

일요일 밤 11시 5분, SBS '특집 르포, 전쟁 2년, 부디모 우크라이나' 다큐에선 상처 위에 희망을 덧씌워 가고 있는 평범한 우크라이나 시민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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