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서울대’ 타이틀보다 매력적인 ‘목수’?!

  • 2024.06.07 17:24
  • 2주전
  • KBS

이른 아침, 편의점 김밥을 먹으며 출근하는 장윤해 씨(31), 그가 달려간 곳은 공사 현장이다. 이제 목수 생활 6개월째인 윤해 씨는 선배 목수들 작업 도와주랴, 일 배우랴, 발이 가장 바쁜 막내다. 평균 연령 30대 중반, 베테랑 팀장부터 국립대 기계공학과 출신의 선배, 전직 군인, 떡볶이집 사장님까지 다양한 이력의 목수들이 팀으로 움직이는데, 누구보다 윤해 씨의 ‘서울대’ 타이틀에 이목이 집중된다. 서울대를 그만두고 목수가 된 ‘초보 목수’ 윤해 씨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어릴 적부터 동물을 좋아해 수의사가 되고 싶던 윤해 씨. 재수 끝에 수능에서 네 문제만 틀렸다. 아들은 수의학과, 부모님은 성적이 아까워 의대에 진학하길 바랐다. 그 타협점이 일단 서울대 자유전공학부로 들어가 다음 길을 찾는 것이었지만, 그게 뜻대로 되질 않았다. 음악을 좋아해 홍대 인디밴드에서 베이시스트로 활동하고, 수제 맥주의 매력에 빠져들다 보니 강사까지 했다. 좋아하는 일이라면 끝까지 파고들었던 윤해 씨. 그런데 그 좋아하는 게 늘 학교 밖에 있었다.

지금은 누구보다 목수가 된 아들을 응원하고 직접 빵까지 만들어 아들에게 보내는 엄마. 하지만 4년여를 연락도 끊고 지낸 말 못 할 시간이 있었다. 그들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가장 힘든 시절, 월세방을 싹 뜯어고치며 마음을 다잡았던 윤해 씨는 목수라는 길을 찾았다.

수습 3개월을 거쳐, 목공 팀의 막내 목수가 된 윤해 씨는 서울대도 프리패스였는데 목수 되기가 더 힘들었단다. 90:1의 경쟁률, 목수 선배들과 지망생들이 함께 한 4시간 반의 압박 면접, 그 좁은 문을 뚫고 동기 경수 씨와 목수 팀에 합류했다. 막내 일 가르치랴, 주의 주랴, 입이 아프다는 팀장 이준호(43) 씨, 매번 기발한 내기 게임을 만들어 내는 5년 차 목수 조우진(39) 씨, 현장 분위기메이커 김진한(44) 씨, 공구도 각 잡아 정리하는 전직 군인 임주영(32) 씨, 사회성 만렙 동기인 이경수(30) 씨까지 끈끈한 동료들을 만났다.

모두 목수로 살기 위해 모인 이들은 “라떼는 말이야~”로 막내 시절 이야기를 하는 동료이자 좋은 선생님이다. “자재에 발자국 내지 마라, 다치면 안 된다”라며 잔소리가 따라다니지만, 좌충우돌 목수로 열심히 성장 중이다. 퇴근하는 막내들에게 김치를 챙겨주는 팀장님, 공구 정리할 새도 없이 바쁜 윤해 씨의 정신없는 차를 꼼꼼하게 정리해 주는 선배 등, 사람 냄새 나는 현장에서 윤해 씨는 일도 배우고 돈도 번다.

일당 15만 원 목수 일에 일당 인상이 걸린 테스트 날이 왔다. 윤해 씨는 혼자 장비를 잔뜩 챙겨 현장으로 향하다 생각지 못한 난관에 봉착하고 만다. 한편, 팀장님과 둘이 떠난 제주 출장에서 목조주택 시공 팀 목수들을 만나는데, 난생처음 마주한 아주 특별한 목공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어떻게 하면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을까?’ 윤해 씨는 인생의 길을 모색해 왔다. 그 선택의 기준은 한결같이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 그게 가장 중요했다. 남들 눈에는 ‘서울대’를 그만둔 윤해 씨가 좀 이상해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 번뿐인 인생, 남이 아니라 내가 행복한 일을 하며 살고 싶은 윤해 씨. 그래서 목수로 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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