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공원에서

  • 2024.07.18 17:17
  • 3시간전
  • 뉴제주일보

▪시작 메모 어머니는 믹스커피를 좋아했다. 믹스커피 한 잔 마시면 힘이 난다 하셨다. 나도 믹스커피를 좋아한다. 커피의 맛과 달달한 향기, 따뜻한 감촉들이 게으른 나를 깨어나게 한다. 양지공원 납골당에 영정사진 위로 다닥다닥 붙어있는 믹스커피들. 오늘은 누구네 잔칫집에 들러서 커피를 마시고 있을까. 호록호록 마시는 믹스커피 한 잔은, 추운 겨울날 풀마늘 다듬는 어머니 손을 녹여 주었다. 이제는 근심 걱정, 고통도 다 내려놓으니 믹스커피가 더 달달하겠네. 두 손을 모아 허공 속에 공손히 내밀고는 한참을 서 있다가 어머니와 함께 믹스커피 한 잔 마시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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