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보기

  • 2024.09.10 18:19
  • 2일전
  • 뉴제주일보

올여름은 더위가 유난을 떤 한 해다. 절기를 거스르는 게 역부족이던지 꺾이지 않을 것처럼 빳빳하던 햇살, 그 수그러짐이 꽤 얌전하다. 그뿐인가. 밤이면 도심의 빌딩 숲 어느 언저리에서 청아한 목소리로 계절 다독이는 풀벌레 소리가 점점 그 깊이를 더해 간다. 하기야 며칠 있으면 오곡과 백과가 무르익는다는 한가위 아닌가.

절기에 순응하는 날씨처럼 예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삶 속 가르침이 일상을 파고들며 관습과 제도를 만들고 또 그에 순응하며 살아왔다. 시대의 흐름 따라 게 중에는 더러 폐습과 악습으로 차츰 바뀌며 이어지고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반보기라는 이름의 생경함도 그중 하나다.

시집간 딸이 친정 나들이가 옛날에는 쉽지 않았다는 것쯤은 다 안다. 명절이나, 부모님 생신, 제삿날에 그것도 시어른의 허락을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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