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치라는 이름이 일본어로 숫자 51과 발음이 같다는 점을 이용해 스다 감독의 이름은 '스다51'로도 표기하는데, 이 스다51의 신작 "로미오 이즈 어 데드 맨"이 2026년 발매되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1597년 비극 "로미오와 줄리엣"으로부터 거의 반백 년의 시간을 거슬러 원작은 거의 알아 보지도 못할 만큼 기이한 형태로 잔뜩 뒤틀어 이 오랜 사랑 이야기를 무대에 올린 작품 속에서 스다51은 과연 어떤 기상천외한 경험을 선사할까. 작품 내에 주요 장르와는 변별되는 서로 다른 여러 미니 게임들이 존재하는 것 또한 그의 이전 게임들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 요소이다. 나아가 2005년도 게임 "킬러7"에서부터 사용했던 그 특유의 상징적인 셀 셰이딩 렌더링 기법과 비교하면 "로미오 이즈 어 데드 맨"의 전반적인 3D 그래픽은 상당히 평범한 '리얼리즘' 양식에 속한다. 따라서 스다의 작품 세계 속에서 오히려 "로미오 이즈 어 데드 맨"은 좀 덜 충격적이며, 심지어는 온건한 위치를 점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로미오 이즈 어 데드 맨"은 스다51이 원래 일하던 휴먼(ヒューマン)사에서 독립해 나와 자회사 그래스호퍼 매뉴팩처(Grasshopper Manufacture)를 차린 이후로 만든 거의 모든 주요한 게임들의 요소를 전부 소환해 냈다. 다시 말해 "로미오 이즈 어 데드맨"이 되짚는 스다51의 발자취는 부조리극의 여로이다. 이 게임의 주인공 로미오는 오컬트와 음모론에 푹 빠져 있는 청년인데, 그가 설파하는 음모론 중엔 세계 경제 포럼 다보스 회의에서 새로운 병원균을 퍼뜨려 인구를 조절하려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뿐만 아니라 한 작품 안에서도 죽었던 인물이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살아나고, 제4의 벽은 부수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는 듯 아랑곳 않는 스다 작품의 특징을 고려하면 그가 만들어낸 세계가 부조리극의 무대라는 것이 더욱 확연해진다. 주인공 로미오의 서사는 "킬러 이즈 데드"의 여정과 가장 유사한데, 이는 해당 게임의 이야기를 우주의 순환이란 관점에서 재맥락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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