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유신시대와 긴급조치의 진실! 홍석천X박효주X이인권 ‘뭉클’

  • 2025.03.14 10:53
  • 9시간전
  • SBS
유신시대 이야기

SBS 예능프로그램 ‘꼬꼬무’에서 박정희 정권의 유신체제와 긴급조치가 내려졌던 역사의 순간을 생생하게 전했다.

지난 13일 방송된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 166회는 ‘유신 헌법과 긴급조치’라는 주제로 이야기가 펼쳐졌다. 리스너로는 배우 홍석천, 박효주, 아나운서 이인권이 출연했다.

이날 이야기는 박정희 대통령이 53년 전인 1972년 10월 17일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사건으로 시작했다. 비상계엄 선포 후 발표한 대통령의 특별 선언에서는 헌법을 바꾸고 국회를 해산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주요 정치인들에 대한 가택 연금이 이어지고, 일부 국회의원들은 보안사에 끌려가기도 했다. 박정희 당시 대통령은 1969년 개헌으로 3선이 가능해져 5대, 6대 대통령에 이어 7대 대통령이 당선된 후였으나, 임기 중임 제한을 폐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헌법을 다시 개정한다. 대통령 임기 1년 만에 또다시 대통령 선거가 진행됐다.

방송은 박정희, 김대중 두 라이벌의 육성 유세 연설을 생생하게 공개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연설에서 박정희 대통령은 "말씀드리자면 나를 대통령으로 뽑아달라는 말은 이 자리가 마지막입니다"라고 하고, 김대중은 "여러분 이번에 정권 교체를 하지 못하면 박정희 씨 영구집권의 총통 시대가 올 것입니다"라며 날을 세웠다.

10월 17일 유신헌법이 탄생됐다. 대통령이 영구 집권이 가능한 내용들로 채워지고 긴급조치라는 강력한 카드가 포함됐다. 8대 대통령 선거는 찬성률 99.9%로 박정희 대통령이 당선됐다. 이후 1987년까지 16년간 대통령 직선제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자, 국민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긴급조치 1호를 시작으로 4호까지 발동되며, 유신 체제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북한의 조종을 받고 있고, 나라를 전복할 목적이 있다며 체포한, 이른바 ‘민청학련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1,000명 이상이 조사를 받고 7명은 사형, 7명은 무기징역, 12명은 20년 징역이 선고됐다. 이들을 변호한 강신옥 변호사는 변론을 이어가다가 재판 중 연행이 돼 구타를 당하고 구속됐다. 이에 이인권은 “너무 충격적”이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동아일보와 동아방송은 자유언론실천선언과 함께 투쟁을 선언했다. 그러나 동아일보는 90% 가까운 광고가 해약됐고, 1974년 12월 26일 동아일보는 백지 광고로 발행됐다. 하지만 놀라운 일은 또 한 번 일어났다. 다른 날 발행된 동아일보의 광고 자리에는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신청한 격려 광고로 빼곡히 채워졌다.

1975년 4월 8일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긴급조치 4호가 선포된 후 발생한 민청학련 사건, 즉 인혁당 재건위 사건의 최종 판결에서 8명이 사형을 선고받은 것. 사형은 선고 18시간 만에 집행됐다. 이인권은 “말이 안 되지 않느냐”라며 충격을 드러냈다. 2002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서는 중앙정보부가 이 사건을 조작했다고 발표하며 희생자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사건은 박정희 정권을 향한 저항의 목소리를 더욱더 크게 키웠다. 서울대 학생이었던 김상진 열사는 양심 선언문을 낭독했다. 김 열사는 “학우여 아는가. 민주주의는 지식의 산물이 아니라 투쟁의 결과라는 것을”이라며 그 자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한 달 후 긴급조치 9호가 선포됐다. 사석에서 정치와 관련이 없는 말들을 하더라도 곧바로 체포되는 사례가 쏟아졌다. ‘술 먹고 말 한마디 잘못하면 잡혀간다’고 하여 ‘막걸리 보안법’으로 불렸고, 금지곡이 넘쳐났다. 금지곡에는 고 김민기의 ‘아침이슬’이 포함됐고, 이 노래가 울려 퍼지자, 고인과 생전 막역한 사이였던 장현성은 끝내 눈물을 흘렸다.

이어 신민당의 총재였던 김영삼이 ‘YH무역’ 사건으로 국회의원에서 제명을 당하자, 그의 정치적 본거지인 부산에서 독재 타도를 외쳐 비상계엄이 선포됐다. 그러나 부산에서의 투쟁은 마산으로 번지면서 ‘부마 민주항쟁’이 일어났다. 극한 대립 속에 1979년 10월 26일 중앙정보부장이던 김재규가 박정희 당시 대통령을 저격하면서 7년간의 유신 시대는 막을 내렸다. 그리고 2000년대, 긴급조치는 법원에서 위헌으로 판단됐다.

이에 이인권은 “유신헌법에 대해 배웠지만 내막에서 싸웠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사실 처음 들었다. 그분들 덕분에 지금의 자유를 누리는 거 아닐까”라고 말했다. 이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강연 중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라고 말했던 모습이 전해지면서 깊은 여운을 남겼다.

한편 ‘꼬꼬무’는 세 명의 '이야기꾼'이 스스로 공부하며 느낀 바를 각자의 '이야기 친구'에게, 가장 일상적인 공간에서 1:1 로 전달하는 프로그램으로 매주 목요일 저녁 10시 20분에 SBS를 통해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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