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세쌍둥이, 우리에게 맡겨다오

  • 2026.03.20 13:48
  • 2시간전
  • KBS

글로벌 기업에서 근무하는 심여진(34) 씨와 IT 계열 회사원 박현재(30) 씨는 낭만을 꿈꾸는 연상연하 커플이다. 1년의 연애 끝에 부부가 된 지 1년 만에 임신 소식을 접했는데, 아이가 한 명이 아니라 무려 셋이었다. 여진 씨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지만, 병원 문을 나서는 남편은 “내 인생에 이보다 낭만적인 일이 있을까?”라며 싱글벙글 웃었다. 그 해맑은 모습에 여진 씨는 걱정을 내려놓고 기대를 품게 되었다.

하지만 세쌍둥이를 품는 시간은 쉽지 않았다. 임신 20주 차에 이미 만삭처럼 배가 불러 돌아눕기조차 힘들었고, 23주 차에는 자궁 경부가 열려 응급 수술까지 받아야 했다. 그래도 내 배 속에서 키우겠다는 뜨거운 모성애로 힘겹게 35주를 버텨냈다. 버거울 때마다 힘이 되어준 건 “낳기만 해라, 우리가 돌봐주마”라는 양가 부모님의 든든한 한마디였다. 그렇게 탄생한 ‘육아 어벤져스’와 사랑스러운 진하, 태하, 세하 남매. 부모님들의 헌신 덕분에 두 사람의 낭만은 오늘도 이어지고 있다.

여진 씨가 산후조리원에서 퇴소하는 순간부터 양가 어르신들의 합동 육아가 시작되었다. 4년 넘게 손녀를 돌본 베테랑 친정 부모님 심재곤(69)·이경희(66) 씨와 첫 손주들을 위해 두 팔 걷어붙인 시부모님 박정원(63)·유영희(59) 씨가 그 주인공이다. 일요일 오후부터 목요일 오전까지는 시부모님이 목요일 점심부터 일요일 오전까지는 친정 부모님이 집에서 머물며 손수들을 돌봐주신다.

아무리 어른이 많아도 신생아 셋을 분유 먹이고 기저귀를 갈다 보면 어른들은 밥도 잠도 제때 챙기지 못한다. 특히 신생아 시절에는 두 시간마다 이어지는 수유에 누구 하나 편히 쉴 수가 없었다. 그래서 밤 수유는 삼둥이 부모인 여진 씨와 현재 씨가 맡고, 아침 수유는 부모님이 이어받으며 겨우 버텨냈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손주들이라지만, 육아가 힘들지 않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그럼에도 부모님들이 나선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우리 자식들’ 때문이다. 세 아이를 키우느라 지치지 말고 예쁘게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 하나로 부모님은 오늘도 열혈 육아에 나선다.

복직을 앞두고 있던 여진 씨에게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시어머니 영희 씨가 갑작스러운 무릎 수술을 받게 된 것. 재활이 필요한 몸으로 육아를 돕겠다고 며칠씩 와계시는 시어머니. 여진 씨는 부담을 덜어드리고 싶어 고민 끝에 복직을 미루기로 했다.

대신 세쌍둥이는 3월부터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했다. 올해 3월이 아니면 내년 3월에나 들어갈 수 있다는 소식에 서두를 수밖에 없었다. 손목터널증후군으로 보호대를 차고 지내는 친정어머니와 수술 후 회복 중인 시어머니, 그리고 뒤늦게 육아의 세계에서 뒤늦게 허덕이는 아버님들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양가 어르신들의 헌신과 보살핌 덕분에 세쌍둥이는 건강하게 생후 6개월을 맞이했다. 여진 씨나 현재 씨나 살가운 말은 못 하는 성격이어서, 이때가 기회였다. 진심을 담은 손 편지에 상장까지 만들어 여진 씨 부부는 그동안 미처 표현 못했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6개월째 ‘내리사랑’이라는 바통을 주고받은 당신들이 이 이야기의 진정한 주인공이라는 고백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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