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ON> 강원도 촌로의 삶 담은 다큐 ‘산골의 현자’ 명품 보이스 양희은 내레이

  • 2024.04.12 14:28
  • 1개월전
  • KBS

강원도 홍천군 해발 800고지에 자리한 을수골. 골짜기 비경에 취해 물길도 비틀비틀 을(乙) 자를 그리며 흘러간다는 산골 오지다. 그 막다른 오지에서 전광서(87세), 이복순(82세) 어르신 부부를 만났다. 이웃 하나 없는 외딴 산골에 살고 있지만, 십여 마리의 닭과 을순이, 을돌이라 부르는 개 두 마리, 가끔 마당으로 뛰어드는 노루와 원앙, 토종벌과 열목어, 그리고 갖은 꽃나무가 있어 외로울 새가 없다. 

아흔이 가까운 연세에도 장난기 어린 웃음을 지닌 전광서 옹. 그의 얼굴에도 평화와 여유, 만족감이 넘친다. 산골 촌부인 그와의 대화, 오지에서의 생활방식, 자연을 대하는 태도 또한, 어느 현자(賢者)의 가르침 못지않았다. 자칭 ‘을수골’ 터주이자 나무의 이발사며, 벌들의 형제라는 그에게‘산골 현자’라는 수식 하나를 추가하기로 한다. 

내린천 발원지를 곁에 둔 을수골. 1급수 물고기인 열목어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무공해 청정오지다. 언 땅이 풀리는 4월이면, ‘몸쟁기’로 밭을 갈아 감자를 심고, 약초를 이식해 밥벌이를 꾀한다. 지루한 장마가 끝난 여름밤에는 절벽에 올라 토종벌을 이사시키고, 가을 초입인 9월에는 시금털털한 돌배를 찾아 더 깊숙한 골짜기로 들어간다. 

그 어떤 욕심도 없이, 오직 자연의 시간표를 따르는 이들의 삶은 무공해 그 자체였 다.

2023년 4월부터 2024년 3월까지, 을수골의 티 없이 맑고 아름다웠던 풍광과 사람살이 1년을 영상에 담았다. 

전기는 13년 전 처음 들어왔고, 지금도 버스를 타려면 20리를 걸어 나가야 한다. 세상의 눈으로 보면 불편하기 그지없지만, 을수골 터주 전광서 옹은 불편을 모른단다. 

오히려 그와 대화를 나눌수록 고개가 갸웃해진다. 수수하면서도 깨달음의 깊이가 상당했던 산골 촌로의 말. 말투는 무뚝뚝해도 정 많은 아내 복순 씨뿐 아니라, 나무와 노루, 너구리, 벌, 산양, 이름 모를 야생화, 계곡물 등 그 모든 것을 말벗 삼아 수시로 대화하고, 또 마음 주고받다 보니 입이라도 뗄 수 있게 됐단다. 

싱긋거리는 웃음과 더불어 산골 촌로가 전하는 향기로운 말마디는, 팍팍한 세상살이에 지쳐 있을 뭇사람들에게 따듯한 위로와 휴식을 전할 것이다. 산골 촌로가 전하는 향기로운 말과 인생 통찰이 담긴 이야기는 2024년 4월 13일 토요일 밤 10시 25분 KBS 1TV 다큐온 를 통해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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