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극장> 부모라는 이름으로 2부 ‘우리 집에 노을이 왔다’

  • 2024.05.10 15:15
  • 1주전
  • KBS

‘엄마로 살아간다는 건, 천국을 등에 업고 지옥 불을 건너는 것.’이라는 어느 작가의 말처럼 육아는 두렵고도 가슴 벅찬 일이다. 인간극장에서는 을 맞아 5월 6일~17일 동안, ‘부모라는 이름으로’ 특별한 두 가족을 만나본다.

세 아들과 막내딸을 키우고 있는 조희정(43), 유병현(44) 씨 부부는 2021년 여름. 첫째 아인(11), 둘째 다인(8), 셋째 수인(6)을 데리고 제주로 향했다. 자연 속에서 아이들을 키워야겠다는 교육관 때문이었다. 제주에 정착한 지 1년째. 가족에겐 선물 같은 생명이 찾아왔다. 그러나 ‘딸’이라는 기쁨도 잠시, 임신 16주 차 아기는 다운증후군을 진단받았고 희정 씨는 일생일대의 고민에 빠졌다.

단지 염색체가 하나 더 있다는 이유로 태동이 있는 아기를 포기할 수 없었던 부부. 그렇게 노을이는 세상에 나왔지만 선천성 심장병으로 생후 6개월에 대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20개월 차, 뛰어다녀야 할 시기지만 이제 기고 앉기 시작한 노을이. 하지만 노을이는 자기의 시간대로 잘 자라고 있고 오빠들은 노을이가 집에 왔을 때부터 ‘장애’라는 편견 없이 그저 귀여운 여동생으로 사랑을 주었다. 네 아이가 자연스레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며 아이의 성장이 당연한 게 아니었음을 깨닫는 부부. 오늘도 노을이 덕분에 가족은 더 많이 행복해졌다.

2021년, 희정 씨 부부가 제주 행원마을로 향한 건 아이들을 위해서였다. 에너지 넘치는 세 아들이 사교육의 치열한 경쟁 대신, 자연 속에서 자유로운 가치관을 키우며 성장하길 바랐기 때문이다.

웹디자이너인 병현 씨의 재택근무가 가능해지면서 꿈은 현실이 됐다. 연고도 없는 제주에 무작정 도착했던 가족. 새로운 환경에 조금씩 적응할 무렵, 마흔이 넘은 부부에게 갑작스럽게 넷째가 찾아왔다.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늘 딸 있는 집이 부럽긴 했던 터라 기쁨에 들떴다. 임신의 축복은 잠시, 아기는 ‘다운증후군’과 ‘팔로4징’이라는 심장병을 진단받았고 부부는 인생 최대의 고민에 빠지고 말았다.

‘부모라는 이름으로 생명을 선택할 권리가 있을까’ 뱃속의 태동이 느껴지자, 단지 염색체가 하나 더 있다는 이유만으로 아이를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던 희정 씨. 남편 병현 씨 역시 복잡한 심경이었지만, 태어날 아이의 얼굴을 보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

어려운 결심 끝에 세상에 나온 아기, 노을이는 생후 6개월째, 선천성 심장병으로 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수술실과 중환자실에 들어간 매 순간이 눈물 바람이었고 제주에서 엄마를 기다리는 세 아들이 눈에 밟히는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작은 몸으로 모든 어려움을 이겨낸 노을이, 드디어 오빠들이 있는 제주 집으로 향한다.

처음 만나는 동생의 장애를 어떻게 설명해 줘야 할까? 하지만 노을이와 세 아들이 마주한 순간, 걱정은 한순간에 사라졌다. 순수한 아이들의 눈에 노을이는 그저 귀여운 여동생일 뿐, ‘다름’은 어른들만이 가지고 있던 ‘편견’이었다. 시키지 않아도 올망졸망 앞다퉈 막냇동생을 안아주며 노을이를 향한 애정 공세를 펼치는 세 오빠와 자신의 시간에 맞춰 차근차근 자라고 있는 노을이. 이 모든 행복이 당연한 게 아님을 깨달은 부부에겐 아이들의 성장이 감동 그 자체. 오늘도 노을이 덕에 인생은 더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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