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06.27 18:57
  • 3일전
  • 뉴제주일보

▪시작메모 살아가는 동안 세상에서 가장 그리운 이름은 사람이다. 사람 속에서, 사람과 더불어, 그들의 이름을 부르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 속에 눈물과 고난과 샤스타데이지꽃이 핀 들판이 있다. 오름 능선에 다닥다닥 스레트 지붕을 짓고 꽃 하나씩 사유를 밝히는 시간, 그 시간 속으로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걸어 들어가면 눈에 익은 이름들이 있다. 투명테이프에 딱 붙어서 그 시간으로 남아 있다. 성구 꺼, 유나 꺼, 우산 손잡이에 붙여진 이름은 십오년이 지났어도 그대로 남아 우리 집 현관에 올망졸망 서 있다. 이름 속엔 보고 싶은 딸 아들이 있고, 이름 속엔 풀빛보다 더 짙은 푸름으로 다가오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의 이름은 그의 신발과 키를 합한 것보다 엄청 크다.

  • 출처 : 뉴제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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