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숙 시인의 월요시담(詩談)]고증식 ‘초식동물’

  • 2024.08.12 00:10
  • 12시간전
  • 경상일보
[송은숙 시인의 월요시담(詩談)]고증식 ‘초식동물’
SUMMARY . . .

팥죽, 호박죽, 전복죽 같은 죽의 종류를 보니 어지간한 재료들은 다 죽으로 만들 수 있고, 재료를 잘게 다져 물을 부어 끓이면 되니 조리법도 비교적 간단하고, 유동식이라 소화도 잘 되어 병을 앓거나 기운이 없을 때 먹기 좋다.

몸살로 잇몸까지 들뜰 때 푹 끓인 찹쌀죽을 먹으면 따뜻한 죽물이 온몸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면서 병의 뿌리를 어르고 달래며 살살 푸는 것이 느껴진다.

잘게 다진 소고기나 닭고기, 새우나 전복 같은 것도 오래 끓이면 찹쌀과 뭉근히 섞이고 어우러지면서 핏물이나 누린내 같은 동물성은 제거되고 심심하고 담백한 찹쌀의 식물성을 닮아간다.

헐거운 몸으로 천천히 죽을 뜨는 모습이 우물우물 되새김질 하는 초식동물을 닮은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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