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파고든 ‘죽음의 게임’ 정부 비웃는 불법도박 업자
“학교가 도박판이 돼 버렸어요” - 청소년이 도박을? 어른들만 모를 뿐!
고등학교 2학년인 김영진(가명) 군은 올 4월, 온라인 도박을 처음 접했다. 친구가 하는 걸 보고 호기심에 시작했지만, 돈을 잃고 따기를 반복하며 도박에 빠져들었다. 학교는 물론 학원에서도 온라인 도박을 했고 도박에 빠져 있는 동안엔 잠도 거의 자지 않았다는 영진 군. 불과 두 달 만에 수백만 원의 빚을 졌고 스스로 끊을 수 없어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취재진은 온라인 불법도박을 경험한 또 다른 학생들을 만났다. 중학교 때 사다리 등 미니게임을 시작해 중독성이 강한 도박에 빠져들었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이제 교실에서 흔하게 즐기는 온라인 도박이 되었고, 또래 간 불법 사채를 통해 도박 자금을 빌려주는 일도 있다며 심각한 상황임을 전했다.
“애들 없이는 도박판이 안 돌아가요” - 업자들의 돈벌이 수단이 된 아이들
청소년들의 온라인 도박 중독이 심각해질수록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자들은 오히려 이를 기회로 삼고 있었다. 취재진이 만난 한 불법도박 사이트 운영자는 ‘요즘 청소년들이 없으면 도박판이 안 돌아간다’고 말할 정도다. 업자들은 인터넷과 코딩에 능숙한 청소년들을 저비용으로 활용해 불법 도박 사이트 광고를 진행하며, 게임 머니를 무료로 지급해 피라미드식으로 새로운 청소년들을 끌어들이고 있었다. 무방비로 노출된 청소년들은 단순 도박 행위자에서 범죄자로 전락하는 위험에 처해있는 것이다.
“IP 차단이요? 총 들고 싸우는데 돌 들고 있는 거예요” - ‘손안의 카지노’ 자금줄 차단이 해법
정부는 청소년 온라인 도박을 막기 위해 불법 도박 사이트를 차단하고 있다. 하지만 운영자들은 ‘차단되는 IP가 어딨냐’, ‘총 들고 싸우는데, 아군은 돌 들고 막는 꼴’이라며 정부 조치를 비웃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불법 도박을 차단하기 위해 도박 자금을 정지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관련 법이 없어 즉각적으로 도박 계좌를 정지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청소년 온라인 불법 도박, 문제를 근절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이번 주 <SBS 뉴스토리>는 실제 온라인 불법 도박을 경험한 청소년들을 통해 온라인 불법 도박의 실태와 위험성에 대해 살펴보고, 문제를 해결할 방안은 무엇인지 집중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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