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는 의학에서 여성을 열등한 존재로 취급하고, 타자화하고, 소외시키고, 심지어 해를 끼친 역사가 너무나 광범위하고 잔혹하다는 것이다. 그 자궁이 몸속을 멋대로 돌아다니기 때문에 여성은 변덕스럽고, 신경질적이며, 걸핏하면 불안하고 우울해진다는 생각은 오래도록 의학계를 지배했다. 하지만, '과도한 지적 자극이 히스테리를 유발한다고 믿어 여성을 최대한 무지하고 온순하고 나태한 상태로 만들기 위해' '몇 달씩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하게 하고 기름진 음식을 먹이면서 모든 지적, 창의적 활동을 차단'한 소위 '안정 요법'이라든지, 변비나 과민성 대장 증상을 고친답시고 결장을 잘라낸다든지, 여성의 우울증, 마비, 실명을 초래하는 자위 행위를 막기 위해 음핵을 잘라내는 행위는 실제로 여성의 정신과 육체를 파괴하고 많은 경우 영구적인 장애나 사망을 초래했다. 의사들이 특별히 여성의 고통에 무감각해서가 아니라 그저 의학의 수준이 미치지 못했던 것이다. 아울러 저자는 지금까지도 의료계가 여성의 판단을 비합리적이라고 치부해버리는 예를 드는데, 그 또한 적절치 못한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항암치료로 인해 머리카락과 속눈썹이 빠진다든지, 유방절제술을 받고 변해버린 모습이 환자의 정체성에 심각한 문제임을 강조하며, 그런 걱정에 빠진 환자를 동료 의사들이 비웃는 모습이 '역겨웠다'고 쓰는 대목은 어리둥절할 뿐이다. 저자는 "결론"에서 '이 책은 의학 시스템에 대한 독자들의 신뢰를 무너뜨리거나 지금의 시스템을 만든 남성들을 비난하기 위해 쓰여진 것이 아니'며, 인간적인 의료, 약자를 소외시키지 않는 의료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고자 했다고 밝혔다. 예컨대 '지금도 태아와 비교할 때 임신 중 여성의 건강은 대수롭지 않게 여겨진다'라든지, '평균적인 교육을 받은 의과대학 졸업생은 음핵의 위치와 구조, 기능에 거의 무지하다' 같은 말은 의아할 따름이다. 특히 사고를 조금 확장해 '여성'의 자리에 '모든 소수자와 약자'를 대입해 읽어볼 것을 권하고 싶다. 그런 여성조차 이토록 오랜 기간 동안, 이토록 광범위하게 차별받고, 비인간적으로 대우받고, 악마화되었다는 사실, 그런 일이 지금까지도 완전히 바로잡히지 않았다는 사실에 생각이 미치면 다른 소수자와 약자 집단이 어떤 식으로 취급되는지 돌아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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