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앨범 산> 겨울의 끝인사 – 강릉 울트라바우길

  • 2025.03.28 17:55
  • 3일전
  • KBS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과 함께 국내 3대 트레킹 코스로 꼽히는 강릉 바우길. 강릉 바우길은 산길, 바닷길, 계곡길을 이어 총길이 약 520km, 22개 구간으로 이뤄져 있는데 그중에서도 울트라바우길은 가장 험한 코스다. 강원도 말로 바위를 뜻하는 ‘바우’. 그 이름만큼이나 강원도의 깊은 산세와 옛길의 친근함을 모두 느낄 수 있는 울트라바우길을 한국화가 박석신 씨와 강릉 바우길을 만들고 가꿔나가는 (사)강릉바우길 이기호 상임이사가 함께 걷는다.

먼저 바닷바람을 맞으며 심곡항의 시원한 바다 풍경을 즐긴다. 심곡항은 강원도 3대 미항 중 하나로, 이름처럼 깊은 골짜기 안에 아담하게 자리한 항구이다. 고즈넉한 항구에서 바라보는 동해의 윤슬과 불어오는 훈훈한 바람이 봄의 기운을 실어 오는 듯하다. 심곡항에서 정동진까지 길게 이어진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을 걸으며 파도가 만든 기암괴석과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절경을 즐긴다. 이제 바닷길에서 걸음을 옮겨 산길로 향한다. 물줄기가 3번 떨어진다고 하여 이름 붙은 삼포암. 세찬 물줄기가 앞으로의 긴 여정에 힘을 실어주는 듯하다.

삽당령을 들머리로 울트라바우길 3구간에 올라선다. 3월 중에 내린 많은 눈이 녹지 않아 삽당령의 풍경은 여전히 한겨울이다. 무릎까지 푹푹 꺼지는 눈길을 헤치고 고개를 넘어서면 어느새 눈앞에 드넓은 잣나무단지가 펼쳐진다. 눈 쌓인 능선에 우뚝 선 잣나무와 금강소나무의 푸르른 자태. 금강소나무는 다른 소나무 종보다 곧고 단단하며, 수피가 붉은 것이 특징이다. 오랜 세월의 풍상을 견뎌낸 금강소나무의 강인함과 위엄을 화폭에 담아본다.

강릉 바우길의 상임이사 이기호 씨는 20여 년 전부터, 강원도에 숨겨진 길을 알리기 위해 옛길을 탐사하고 개척하며 강릉 바우길을 만들기 시작했다. 고된 여정이었지만, 지나고 보니 그 길은 행복한 추억으로 남았다. 이제는 고장의 자부심이 된 강릉 바우길. 눈에 덮여 잘 보이지 않는 길을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스럽게 내디딘다. 초봄의 산행이지만 고도가 높은 만큼 이곳은 겨울의 끝자락에 머물러 있다. 겨울철 안전장비를 철저히 준비하고, 길을 잘 아는 이와 동행하는 게 좋다.

잣나무단지를 지나면, 석두봉으로 향하는 길은 본격적으로 가팔라진다. 백두대간 산줄기로 오르락내리락이 반복되는 능선을 지나 마침내 도달한 석두봉 정상. 안반데기의 하얀 풍력발전기와 강릉의 산이 그려내는 풍경은 가슴까지 시원하게 만든다. 석두봉 정상에서 마지막 겨울 풍경을 눈에 담으며 다가올 따스한 봄을 기대해 본다. 도전적인 능선과 탁 트인 전망이 빚어내는 강릉 울트라바우길을 과 함께 만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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