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중반의 불행하 남자가 오랜만에 먼 곳에 떨어져 사는 아내에게 전화했다. 계속 불행했지만, 그날은 특히 더 불행했다. 그가 원하는 건 그저 한마디의 위로였을 터였다. 불행한 남자는 한 조각의 위로도 받지 못한다.
"근심을 감추는 재간이라면 토미 월헬름도 누구 못지않았다. 적어도 본인은 그렇게 믿었고 이 생각을 뒷받침할만한 근거도 충분했다. 한때나마 배우였으므로-아니, 진짜 배우는 아니고 엑스트라였지만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안다. 그리고 그는 시가를 피우는데, 시가를 피우는데다 모자까지 쓰면 한 가지 이점이 있다. 남들이 그의 기분을 알아차리기 어려워진다. 아침 식사를 하기 전에 우편물을 확인하려고 23층에서 로비로 내려가며 그는 남들 눈에는 말쑥해 보이겠지, 그럭저럭 잘사는 사람처럼 보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