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한 바퀴>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특집 일본 2부작...2부 함께 걷다 - 일본 도쿄

  • 2025.06.27 14:48
  • 6시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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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번화가 하면 누구나 신주쿠, 시부야, 이케부쿠로를 꼽는다. 이중 젊은이들이 가장 붐비는 곳은 단연 신주쿠. 놀랍게도 그 복판에 한인타운인 신오쿠보가 자리하고 있다. 650여 개에 달하는 한국 관련 상점은 흡사 서울의 번화가를 옮겨놓은 듯한 느낌을 준다. 이런 한류 열풍에 힘입어 오늘날 이곳을 찾는 일본의 젊은이들만 하루 평균 8만여 명에 달한다.

7년 전 이곳에 정착해 K-POP 학원을 차렸다는 한일 부부 김용민 씨와 오오하시 무츠미 씨. 현재 이 학원은 등록된 회원 수만 1,000명에 달하고 대상도 초등학생부터 50대 여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때문에 연습실은 매일 신나는 음악과 댄스가 끊이질 않는다.

일본인 아빠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키모토 요코 씨. 일본에서 태어나고 성장기를 보냈지만, 한국인 어머니를 둔 까닭에 음식만큼은 한식을 접할 수 있었다. 어릴 때부터 음식 만들기를 좋아했던 키모토 씨는 프랑스 레스토랑에 입사해 자연스럽게 셰프의 길을 걷게 됐다.

본격적인 요리사의 길을 걷기 시작하니 ‘나만이 만들 수 있는 요리는 무엇인가?’ 하는 질문이 머릿속에서 맴돌더란다. 그 답을 드라마 대장금 속 한국 궁중요리에서 찾아냈다. 그래서 서울로 날아가 3년간 배운 궁중요리에 일식과 양식을 합쳐 그녀만의 퓨전 코스 요리를 완성하기에 이른다. 키모토 씨가 한국의 요리에서 찾아낸 답은 ‘감칠맛’. 정체성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는 그녀만의 감칠맛을 만나본다.

오늘날 K-푸드, K-영화, K-드라마는 일본 젊은이들에게 가장 핫한 트렌드로 꼽힌다. 이런 한류 열풍에 더해 또 하나 주목받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K-금융이다.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경제 대국이 됐고, 금융 강국이 됐던 일본에서 어떻게 한국인이 세운 은행이 당당하게 자리 잡을 수 있었을까. 또 어떻게 진출 16년 만에 직원 1인당 수익성 1위를 달성할 수 있었을까.

신용조합은 대출조차 어려웠던 재일동포 상인들을 돕기 위해 시작했다. 이제 K-금융이란 또 다른 신화를 만들고 있는 자랑스러운 모습을 도쿄의 중심 신오쿠보에서 만난다.

복싱 세계 챔피언 타이틀전에서 대한민국 국기를 휘날렸던 재일동포 이열리 씨. 어릴 적부터 작은 몸집에 마음도 약했던 그는 일본에서 살아남기 위해 강해져야 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복싱이었다. 일본 챔피언, 동양 챔피언, 그리고 WBA(세계복싱협회) 슈퍼밴텀급 챔피언까지. 정상에 올랐던 그는 가족들을 위해 링 위에서 내려와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바로 한국식 포차다. 이를 위해 2년간 새벽 4시에 출근하고 밤 9시에 퇴근하며 잠잘 새도 없이 식당에서 일했다. 주먹질하던 손은 이제 능숙하게 주꾸미볶음부터 족발까지 30가지가 넘는 한국 요리를 만든다. 요리라는 링 위에 올라 새로운 챔피언전을 시작한 열리 씨의 강력한 한 방이 담긴 요리를 이만기가 맛본다.

2001년 1월 도쿄의 신오쿠보역에서 한 취객이 선로에 떨어졌다. 그러자 이 취객을 구하기 위해 달려오는 전차에도 망설임 없이 몸을 던진 이가 있었다. 한국인 유학생 이수현 씨였다. 결국 그는 귀중한 목숨을 잃었다. 일본 사람들에게 이수현 씨는 어떤 의미로 남아있을까. 수현 씨가 다녔던 일본어 학교의 이사장 아라이 도키요시 씨를 신오쿠보역에서 만나, 당시의 상황과 한국 청년 이수현의 이름이 오늘날 일본인에게 어떤 의미로 기억되는지 들어본다.

세계에서 가장 크고, 도쿄에서 가장 유명한 어시장인 도요스 시장. 이곳의 규모는 노량진 수산시장의 5배에 달하고, 하루 수산물 거래량만 1,200t에 이른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생참치와 냉동 참치는 경매가 끝나는 즉시 해체해 일본은 물론 세계 곳곳으로 운송돼 식탁에 오른다. 매일 싱싱한 최고의 참치 사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는 초밥 장인 하라구치 쓰카사 씨. 한때 한국에서 셰프 생활도 했지만, 세계 최고의 참치 음식점들이 즐비한 긴자 거리로 돌아왔다. 그가 보여주는 참치 본고장 일본에서의 참치 초밥은 어떤 맛일까.

도쿄 외곽의 한적한 일본 동네를 걷다 들려오는 '고향의 봄'의 선율. 이를 따라가 보니, '진공방'이라 써진 간판을 만나게 되는데. 이곳에서 반갑게도 한국 이름을 가진 이들을 만나게 된다. 바로 진창호, 진창숙 씨다. 일본에서 40년간 바이올린을 제작해왔다는 두 남매. 그들의 스승은 세계에서 5명 밖에 없다는 '무감사 마스터 메이커'이자 아버지인 진창현 씨였다.

일제강점기 시절, 창현 씨는 14살의 나이에 성공하고자 일본으로 건너왔다. 분뇨 리어카를 끌고 비행기 공장에서 일하며 메이지 대학까지 졸업했지만, 차별 탓에 교사의 꿈을 접게 되었던 창현 씨. 그러나 바이올린, ‘스트라디바리우스’가 우주선보다 더 만들기 어렵다는 강의를 듣고 명기 재현을 꿈꿨 다.

20년이 넘는 지난한 독학 끝에 창현 씨는 일본과 세계에서 인정받아 일본 고교 교과서에도 실리게 되었다. 13년 전 세상을 떠난 거장의 꿈은 진창호, 진창숙, 진창용 세 남매가 이어가고 있다. 동양의 스트라디바리가 만들어낸 바이올린 선율 속 재일동포들의 애환을 들어본다.

더 나은 미래를 향해 함께 발맞춰 걸어가야 할 친구이자 가까운 이웃. 그래서 더 알고 싶어지는 일본 도쿄에서의 여정은 6월 28일 토요일 저녁 7시 10분 편으로 시청자들의 안방을 찾아간다.

  • 출처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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