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성난 유권자들?선관위 ‘투표용지 부족사태’

  • 2026.06.29 14:30
  • 1시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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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성난 유권자들?선관위 ‘투표용지 부족사태’

지난 6월 3일 지방선거, 전국 26곳의 투표소가 멈췄다. 원인은 다름 아닌 ‘투표용지 부족’. 사상 초유의 참정권 훼손 사태에 분노한 유권자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과거 부실 행정 및 비리 논란 또한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PD수첩”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우리 사회에 몰고 온 파장과, 이 사태의 ‘진짜’ 원인을 다각도로 추적했다.

6·3 지방선거 당일, 대한민국 선거 역사상 최초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 용지가 바닥나며 투표가 공식 중단된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은 선관위의 부실행정을 규탄하는 분노로 들끓었다. 투표권을 침해당한 지역 유권자들뿐 아니라, 선거 시스템 마비에 분노한 2030 청년들까지 수많은 시민이 개표소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까지 쫓아가 밤새 참정권 회복을 외쳤다. 공정과 상식을 요구하는 유권자들의 자발적이고 정당한 집결이었다.

그러나 대치가 장기화되면서 집회의 양상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사태 초기 참정권 회복을 외치던 목소리가 작아지며 그 자리를 '부정선거' 음모론과 ‘윤 어게인’ 세력이 파고들었다. 현재 경기장 앞을 점령한 이들은 '선거 전면 무효화'와 '한미공조 국제수사', '정권 퇴진' 등의 극단적인 구호를 외치고 있다. 집회가 본질을 잃으면서 현실적인 문제도 심각해지고 있다. 참가자들의 경기장 출입 봉쇄로 초유의 행정 마비 사태를 겪고 있는 대한체육회는 경제적 손실만 무려 6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일부 참가자들이 현장을 통제하는 경찰과 취재진을 향해 무차별적인 욕설과 신변 위협을 가하면서, 잠실벌은 타인의 생존권과 안전을 침해하는 무법지대로 변해버렸다. “PD수첩”은 '잠실 민주화 운동'이라 불릴 만큼 뜨거웠던 현장의 생생한 민낯을 집중 취재했다.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되며 전 국민의 질타를 받게 된 선관위. 내부에서조차 '결국 터질게 터졌다'는 반응이 나왔다. “PD수첩”이 어렵게 만난 전·현직 선관위 관계자들은 조직 내부의 오래된 치부를 고발했다. 이들의 첫 번째 지적은 바로 '기형적 구조'였다. 실무진은 부족한데 혜택만 누리는 고위직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공개한 ‘공무원 정원표’에 따르면, 선관위의 5급 이상 고위직 비율(약 22%)은 국세청(약 8%)을 3배 가까이 압도한다.

?이런 구조는 방만한 예산 낭비로 이어졌다. 노태악 전 선관위원장의 2024년 11월 7박 9일 유럽 출장에는 총 7,194만 원의 선관위 예산이 소요됐다. 그런데 “PD수첩”이 입수한 비공개 문서에는, 대외용 보고서에 누락된 부인 몫의 예산(부부 항공료 2,400만 원, 숙박비 1,500만 원)이 고스란히 기재되어 있었다. 선물비를 포함한 활동 경비로도 약 950만 원을 수령한 것으로 확인됐다. 단 9일의 여정에 직장인 연봉에 맞먹는 예산이 소요된 것이다. 9,053만 원이 투입된 작년 덴마크·스웨덴 출장 역시 부부 동반이었다. 이에 노 전 위원장은 국정조사에서 “지금까지 다 그렇게 해왔다고 하기에 특별히 의문을 갖지 않았다”고 답변해 더 큰 공분을 샀다. 직원들의 외유성 출장도 만연했다. 선관위는 24년 총선을 앞두고 1년간 30여 차례 해외 출장을 시행했다. 출장지 중 상당수는 몰디브 등 이름난 관광 휴양 명소였다. '재외국민 선거 장려','선진국 선거 견학'이라며 세금을 쏟아붓는 사이, 정작 국내에서는 기본적인 투표용지 수급 실패로 선거가 마비되는 모순이 발생한 것이다. “PD수첩”은 코타키나발루 현지 취재를 통해 재외선거인이 100명 남짓한 휴양지에서 선관위의 세금이 어떻게 새어 나가고 있었는지 그 실상을 포착했다.

“PD수첩”은 청년들을 분노케 했던 선관위의 채용 비리, 이른바 ‘아빠 찬스’의 수법도 추적했 다.

2023년 9월 감사원 감찰 결과, 적발된 위법·부당 사례만 878건에 달했다. 면접위원들에게 평가표를 ‘연필’로 작성하게 해 추후 내정자의 점수를 고치거나, 경력직 채용에서 직원의 자녀만 비공개로 선발한 정황도 드러났다. 사무차장이 직접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딸의 채용을 청탁하는가 하면, 전 사무총장은 아들 채용을 위해 면접 방식과 일정을 바꾸고, 규정에 없던 관사까지 제공했다. 특혜를 받은 그의 아들은 선관위 내에서 ‘세자’로 불리며 군림했다.

안에서부터 사적 이익을 채우던 선관위, 그런데 이들이 집요하게 추진해 온 사업은 따로 있었다. “PD수첩”이 단독 입수한 내부 문서에 따르면, 선관위는 지난 2010년부터 세 차례나 외부 용역을 주며 약 300억 원 규모의 '숙원 사업'을 성사시키기 위해 꾸준히 시도해왔다. 외부 감시가 없는 무풍지대에서 이들이 오랜 세월 그토록 열망했던 '진짜 그림'은 무엇이었을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부정선거에 맞서 민주주의를 일궈온 시민들의 열망 위에 세워진 기관이다. 그러나 역대급 투표율을 기록한 유권자들의 높은 시민의식이 무색하게, '참정권의 보장'과 '선거의 공정성 유지'라는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는 데 실패했다. ‘해체’까지 논의되고 있는 선관위가 어떤 운명을 맞이할 것인지에 온 국민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특권 뒤에 숨은 채용 비리와 예산 낭비, 그리고 행정 마비의 실태를 고발하는 “PD수첩” ‘성난 유권자들?선관위 투표용지 부족사태’ 편은 6월 30일 밤 10시 20분 방송된다.

  • 출처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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