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항해 끝에 닿을 수 있는 섬, 울릉도. 변함없는 자연과 함께하는 저마다의 삶들이 오늘의 울릉도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간다.
청정한 바다와 하늘을 가득 메운 괭이갈매기 떼. 울릉도의 해안도로는 이들이 어우러져 언제나 장관을 이룬다. 그 길을 따라 바이크를 달리다 보면 울릉도 3대 비경 가운데 하나인 삼선암이 눈앞에 펼쳐진다. 하늘에서 내려온 세 명의 선녀가 절경에 반해 바위가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질 만큼, 오랜 세월 바다와 파도가 빚어낸 웅장한 바위는 그야말로 절경을 이룬다.
유난히 바다를 사랑했던 장원섭 씨는 해양 레저를 마음껏 즐기기 위해 섬살이를 선택했다. 서울에서 자라 독일에서 유학 생활을 하며 넓은 세상을 경험한 그는,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삶을 꿈꾸게 됐다. 특히 카약의 매력에 빠진 뒤 가장 맑고 깨끗한 바다를 품은 울릉도를 찾아 뿌리를 내렸다.
가파른 비탈이 많은 울릉도에는 밭으로 향하는 길도 특별하다. 수풀을 가르며 산비탈을 오르는 모노레일은 마치 놀이기구 같지만, 울릉도 사람들에게는 오랜 세월 경사진 밭을 오르내릴 수 있게 한, 든든한 이동 수단이다.
특히 해풍을 맞고 자란 울릉도의 대표 산나물 부지깽이는 쌉싸름하면서도 고소한 맛과 진한 향을 자랑한다. 수확한 나물을 말리고 삶아 무쳐내, 식탁에 오르기까지, 그 모든 과정에는 60년 넘게 부지깽이 농사를 지어온 부부의 정성이 담긴다.
가족의 삶을 지키기 위해 시작한 부지깽이 농사는 오랜 세월 집안의 버팀목이었다. 가족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꿋꿋이 밭을 지킬 수 있었다는 부부는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계속 비탈진 밭에 오른다. 오랜 세월 함께한 밭은 이제 생계를 위한 일터를 넘어 시도 때도 없이 찾는 놀이터가 되었다. 밭으로 향하는 길만큼이나 험난했던 삶이었지만, 그 길 끝에서 돌아본 세월에는 가족을 위해 끝없이 오르내렸던 시간이 담겨있다.
작은 슈퍼에서 시작해 지금의 산채정식 식당을 운영하는 김두순 씨는, 타지에서 남편을 따라 들어온 낯선 섬에서의 외로움과 고립감을 견디며 자신만의 삶을 만들어왔다. 시어머니에게 배우며 익힌 손맛은 어느새 이 집만의 깊은 맛이 되었다. 정성껏 차린 한 상에는 울릉도에 뿌리내리기까지의 고단했던 시간이 담겼다. 시어머니에게서 이어받은 손맛과 가족의 사랑, 그리고 울릉도의 자연이 어우러져 오늘도 나리분지의 계절이 한 상 가득 채워진다.
울릉도 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생선으로 만든 물회는 울릉도를 대표하는 여름 별미다. 새벽부터 바다로 나서는 아버지와 가게를 지키는 어머니, 항구와 식당을 오가며 두 사람을 돕는 아들까지. 이 가족의 하루는 언제나 분주하다. 서로의 힘이 되어 살아가는 가족의 오늘은 울릉도의 바다처럼 넓고 포근하다.
죽암마을 바닷가에는 갯돌에 단단히 붙은 따개비처럼 한평생 같은 자리를 지켜온 부부가 있다. 울릉도에서 태어나고 자라 평생을 이곳에서 살아온 토박이 부부에게 바다는 언제나 삶의 일부였다. 어린 시절부터 바위 곳곳에 숨어 있는 따개비를 따는 일은 그들의 놀이였고, 세월이 흐른 지금도 부부는 그때를 회상하고, 함께 따개비를 따며 즐거운 일상을 보낸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쌓인 죽암마을 외딴집은 부부에게 천국과도 같은 휴식처다. 바다를 내려다보며 갓 캔 따개비와 제철 먹거리로 한 끼를 차려 먹는 일상은 꾸밈없는 울릉도의 생활 그 자체다. 작은 섬 안에서 모두가 이웃사촌으로 살고, 그렇게 함께 살아온 시간이 쌓여 가족이 된 사람들. 오래도록 자연과 함께한 그들의 일상이 오늘날 울릉도만의 고유한 삶으로 이어지고 있다.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는 자연, 그 안에서 저마다의 이유와 방식으로 살아온 울릉도 사람들의 풍요로운 이야기를 7월 18일 토요일 오후 7시 10분 379화 여름 섬 기획 2부작 울릉도 - 2부 보배롭다, 풍요의 섬 편으로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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