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도리질

  • 2024.04.25 16:09
  • 2개월전
  • 뉴제주일보

▪시작 메모 너와 나는 매일 말의 연금술에 몰두한다. 오늘 어떤 사람은 당신이 미치도록 보고 싶다는 말로 상대의 심장을 달콤한 초콜릿같이 녹이는 데 성공하거나 어떤 말들은 일산화탄소를 잔뜩 머금고 색깔도 향기도 맛도 없이 서서히 스며들어 숨 막혀 죽게 만든다. 지금 걸음을 똑바로 뗄 수 없을 만치의 잡다한 바람이 불고 있다. 휭휭 부는 바람을 빌어 여자 셋이 갖은 푸념 덧붙이며 휭휭한 스토리텔링이 시작된다. 남의 겨드랑이 밑이나 옆구리를 파고 들다가 결국은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소설도 쓴다. 간혹 아직 피워야 할 검붉은 동백꽃 몽우리가 내 손바닥 위로 모가지 째 떨구어지기도 한다. 너와 내가 살려면 신선하고 맑은 말을 해야 한다. 아무런 근거 없이 타인이 내게 덥석 던져준 말, 말들 말고.

  • 출처 : 뉴제주일보

원본 보기

  • 뉴제주일보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