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앨범 산> 스페인 피코스 데 에우로파 국립공원 – 4부 거벽 피코 우리엘루

  • 2024.08.02 15:11
  • 2시간전
  • KBS

북부는 칸타브리아산맥과 피레네산맥이, 남부는 모레나산맥과 네바다산맥이 자리하고, 중앙에는 해발 500~1,000m의 메세타고원이 펼쳐진 스페인. 유럽에서 스위스 다음으로 높은 지형이며, 총 16개의 국립공원을 지녔다. 그중 피코스 데 에우로파 국립공원은 100여 년 전에 지정된 스페인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야생의 보고라고 불릴 만큼 다양한 동식물과 뛰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피코스 데 에우로파 국립공원의 험준하고도 웅장한 바위 행렬 속, 거칠게 솟아오른 피코 우리엘루로 산악 사진가 이상은, 세계100대 명산 탐험가 박춘기 씨가 여정을 이어간다.

피코스 데 에우로파 국립공원에서 써 내려가는 마지막 여정. 해발 1,050m 소트레스 마을을 시작으로 우리엘루 산장을 향해 걸음을 잇는다. 짙푸른 들판 위, 소들이 자유롭게 노닐고 형형색색의 야생화가 지천에 피어올라 마치 낙원을 걷는 듯 황홀하다. 일행은 눈부시게 빛나는 석회암 산을 곁에 두며 자연의 품을 누려본다. 소들의 목에 달린 종소리가 근사한 배경음악이 되어주고, 드넓은 산 구석구석 자리매김을 한 돌집들이 정겨운 향기를 불러오는 곳. 높은 고도와 반복되는 비로 인해 낮은 기온임에도 길가엔 따스함이 묻어난다.

한동안 계속되는 너른 초지가 끝나자, 산비탈을 걷는 바윗길이 나온다. 무거워진 몸을 털어내려 또다시 진눈깨비를 뿌리는 구름과 길을 막아선 짙은 안개로 목적지가 더욱 멀게만 느껴진다. 해발 1,000m를 넘은 구간을 걷다 보니 금세 숨이 차오르지만, 한 발 내디딜 때마다 새로운 풍광에 걸음을 멈출 수가 없다. 변화무쌍한 날씨만큼이나 다채로운 풍경을 품고 흐르는 길. “항상 맑으면 사막이 된다”라는 스페인 속담처럼 날이 궂으면 궂은 대로 길이 험하면 험한 대로 특별한 여정의 이야기가 마음 깊이 새겨진다.

아슬아슬한 천 길 낭떠러지에 오르니, 발밑으로는 굵직한 바위들의 향연이 펼쳐지고, 앞으로는 운무가 걷히며 피코 우리엘루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2,500m가 넘는 봉우리 40개를 뻗어 내린 피코스 데 에우로파 국립공원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봉우리라 알려진 피코 우리엘루. 수직에 달하는 가파른 경사면을 지녀 전 세계의 암벽 등반가들이 찾아올 만큼 인기가 많다. 하늘로 솟구쳐 오른 봉우리가 멀리서 보아도 단연 돋보일 정도로 거대하고 경이롭다. 일행은 피코 우리엘루로 더 가까이 다가선다.

길은 점점 가팔라지고, 어느덧 거친 너덜지대에 이른다. 크고 작은 돌덩이가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산길 위로 하얀 눈 내려앉은 바위 봉우리가 들쭉날쭉 솟아있고, 하늘이 닫혔다 열리며 보여주는 막힘없는 경치가 걷는 내내 뒤따른다. 마침내 해발 2,518m의 피코 우리엘루가 눈앞으로 다가온다. 빼곡하게 늘어선 회색빛 바위 사이에 우뚝 선 피코 우리엘루의 모습은 그 어떤 풍경보다도 장엄하고,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선사한다. 스페인 피코스 데 에우로파 국립공원의 상징, 피코 우리엘루를 과 함께 만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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