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기획 창> '추심면허 : 개인 돈 빌려드립니다'

  • 2026.09.01 10:47
  • 49분전
  • KBS

'돈 빌려드립니다' 대출 중개 플랫폼과 SNS에 넘쳐나는 대출 광고들. 급전이 필요해 그 문을 두드렸다가 일주일 뒤, 감당할 수 없이 불어난 빚과 마주한 사람들이 있다. 불법 대부계약의 이자를 무효로 하는 개정 대부업법이 시행된 지 1년. 그러나 법은 멀고 추심은 가깝다. 서민의 일상을 집어삼키는 불법 사금융 생태계, 그 은밀한 작동 원리를 추적한다.

건설 경기 불황으로 사업이 기울면서 사채를 쓴 30대 자영업자. 급전 100만 원을 빌리며 업자에게 넘긴 것은 물건이 아니라 신분증과 얼굴 사진, 그리고 지인들의 연락처였다. 상환이 늦어지자, 업자들은 부모와 지인들에게 일제히 문자를 뿌리는, 이른바 '지인 추심'을 시작했다. 취재진이 만난 피해자들의 평균 대출액은 92만 원, 상환 기간은 열흘 안팎. 빚을 갚기 위해 다시 빚을 내는 악순환에 갇힌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취재진은 수소문 끝에 지금도 영업 중인 소액 사채업자를 직접 만났다. 이들은 왜 큰돈이 아닌 작은 돈만 초단기로 굴리는 걸까. 법정 최고 금리의 훌쩍 넘는 이자를 받는 업자들이 덫을 놓는 수법과 불법 추심은 어떤 순서로 설계되는지 현직·전직 사채업자들의 입을 통해 들어봤다. 

대출을 알아본 사람들의 이름과 전화번호는 '데이터베이스(DB)'라는 이름의 상품이 된다. 취재진이 가명으로 대출 중개 플랫폼에 문의를 남기자, 불과 4시간 만에 그 번호가 DB 판매업자들 사이에서 건당 4천 원에 거래되고 있었다. 취재진은 DB 판매업자들과 직접 접촉해 개인정보가 유통되는 경로를 추적했다. 지난해 200여 명의 불법 사금융 업자를 검거한 경찰 수사팀은 "모든 범죄의 완성은 DB"라고 말한다.

금융당국 등에 등록된 대부업체라면 믿어도 될까. 취재진이 대출 중개 플랫폼에 광고 중인 등록 대부업체 47곳에 일일이 전화를 걸자 대부분 받지 않았다. 대신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연락한 적 없는 번호로 대출 권유 전화가 걸려 오기 시작했다. '등록 업체'라는 간판 뒤에서 피해자들이 불법 사금융으로 연결되는 경로, 그리고 부적격 업체를 걸러내지 못하는 제도의 공백을 짚어봤다.

‘추심면허 : 개인 돈 빌려드립니다‘는 9월 1일 밤 10시 KBS 1TV에서 방송된다.

  • 출처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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