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앨범 산> 스페인 피코스 데 에우로파 국립공원 – 2부 신의 목구멍 카레스 협곡

  • 2024.07.19 14:17
  • 3시간전
  • KBS

웅장한 산세와 깎아지른 석회 암석의 장관이 펼쳐진 피코스 데 에우로파 국립공원. ‘유럽의 봉우리들’이라는 뜻의 ‘피코스 데 에우로파(Picos de Europa)’는 중세 시대 북해에서 돌아오는 바스크 지방의 어부들이 이 장대한 봉우리를 보면 집으로 돌아왔다고 생각했다는 것에서 유래되었다. 피코스 데 에우로파 국립공원에서도 카레스 협곡은 풍경이 매우 아름다워 사람들이 즐겨 찾는 구간. 수천 년의 시간이 빚어낸 카레스 협곡으로 산악 사진가 이상은, 세계 100대 명산 탐험가 박춘기 씨가 스페인 여정을 이어간다.

평균 고도 1,600m의 산악지대에서 발원한 카레스강이 오랜 세월에 걸쳐 흐르며 만들어낸 카레스 협곡. ‘신성한 협곡’이라 불리는 카레스 협곡은 조각가가 빚어놓은 듯한 바위산과 신비로운 협곡이 어우러지고, 좁고 험난한 길이 이어져 ‘신의 목구멍’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일행은 폰세보스를 들머리로 카레스 협곡 트레킹에 나선다. 총 12km의 대협곡. 청록빛 카레스강을 따라 산허리를 둘러 가는 벼랑길은 초입부터 교향곡 같은 시원한 물줄기 소리가 귓가를 가득 채운다.

야생화가 눈을 맞추고, 야생 염소가 산비탈을 누비며 반겨주는 곳. 사람과 자연의 경계가 없는 피코스 데 에우로파의 광활한 풍광 앞에 서니, 마음이 한없이 넓어진다. 나지막한 경사지만 제법 긴 오르막에 조금씩 숨이 거칠어지고, 서서히 땀도 맺히기 시작한다. 게다가 날씨마저 시시각각 변하여, 한 발 내디딜 땐 햇살을 비추던 길이, 다시 한 발을 내디디니 궂은비를 뿌린다. 어떤 길이든 쉬이 내어주지 않으려는 대자연의 품. ‘신의 목구멍’이라는 별칭처럼 어둡고 축축한 동굴을 지나, 폰세보스의 수력발전소에 닿는다.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카레스 협곡의 길은 수력발전소를 지으면서 만들어져, 식량과 물자를 나를 때 이용되었고 산악마을 주민들이 오가며 요긴하게 써왔다. 거칠고 척박한 환경에서 일군 고된 삶의 흔적을 들여다보며 걸음을 이어가다 보니, 어느새 포사다 데 발데온 마을에 도착한다. 산 아래 골짜기마다 자리 잡은 마을들로 여정에 온기가 더해지는 피코스 데 에우로파 국립공원. 다음날, 일행은 고요하고도 아름다운 산악마을에서의 아침을 만끽하며, 포사다 데 발데온을 떠나 카벤 데 레모냐로 향한다.

위로는 위압감이 느껴지는 거대한 바위산이, 길에는 너른 들판을 수놓은 샛노란 야생화가 발길을 붙잡는다. 새의 지저귐, 고개 내민 꽃, 녹음이 번져가는 나무 하나하나가 일행을 환영하는 산의 몸짓인 양 반갑다. 이어 산타 마리나 데 발데온 마을에 들어선다. 빛바랜 돌집이 옹기종기 모여있어 목가적이고 한적한 분위기가 흐르는 산타 마리나 데 발데온. 마을을 둘러보고 다시 능선을 따라 고도를 높여, 해발 1,818m의 카벤 데 레모냐에 이른다. 푸른 초원과 만년설 내려앉은 산의 비현실적인 조화에 감탄사가 절로 새어 나온다. 피코스 데 에우로파 산맥에 새겨진 깊은 협곡 속에서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는 길, 카레스 협곡을 과 함께 만나본다.

  • 출처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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