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 가결 이후 석 달이 흘렀다. 그 사이 광장의 분위기도 달라졌다. 수많은 시민이 쏟아져 나와 ‘탄핵 반대’를 외치고 있다. 그들은 탄핵이 인용될 경우 이를 받아들일 수 없으며, 심지어 폭력도 불사하겠다고 말한다.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확산되는 ‘불복’의 기류. 우리 사회의 시스템을 부정하는 이러한 움직임은 과연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일까?
문형배 재판관 자택 앞에 시위대가 몰려들었다. 그가 고교 동창 카페에 올라온 음란물을 방조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문형배 재판관이 탄핵 심판을 맡을 자격이 없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그의 출퇴근 시간에 맞춰 규탄 시위를 벌이며, 헌법재판관 개개인의 신상 털기식 문제제기를 이어가고 있다. 자택 앞은 물론이고, 광화문과 안국역, 여의도에서 만난 시민들 역시 헌법재판소에 대한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불신을 드러내고 있었다.
각종 근거 없는 의혹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극우 유튜브 등을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고, 국민의힘 의원들도 이에 적극 가세하며 논란을 확산시켰다. 가짜뉴스까지 동원해 가며 헌법재판소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사람들.... 과연 이들의 목적은 무엇인가? ‘PD수첩’은 헌재를 흔드는 움직임의 실체를 파헤쳐본다.
헌재 흔들기에 동참한 또 다른 세력이 있다. 그곳은 바로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지난 2월, 인권위는 윤석열 대통령의 방어권 보장을 골자로 한 안건을 전격 의결했다. 해당 결정문에는 계엄이 정당한 통치행위라는 주장과, 헌법재판소 심리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인권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 등이 담겨 논란이 됐다. 이 같은 인권위의 결정은 불복 여론 확산에 불을 지폈다. 안건의 통과를 주도한 안창호 위원장과 김용원 상임위원. 이들을 직접 찾아가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한편, 광장에서는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 역시 윤석열 대통령이 헌재 심판 과정에서 최소한의 방어권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인권위와 국민의힘 의원들의 주장대로 윤석열 대통령은 최소한의 방어권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이것은 탄핵 심판에 대한 불복을 부추기는 또 다른 선동일까? ‘PD수첩’은 탄핵 심판의 절차적 불공정성을 지적하는 주장들을 하나하나 검증해 본다.
탄핵 심판을 앞두고 거세지는 불복의 움직임, 그 정점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있다. 탄핵 심판 최종 변론기일. 윤 대통령은 국민들이 기대했던 사과와 승복의 메시지 대신, "저의 구속 과정에서 어려움에 처한 청년들이 있다. 너무 마음 아프고 미안하다"고 말하며, 서부지법 폭동상태를 일으킨 청년들을 향한 듯한 메시지를 낸 것이다. 이와같이 자신의 지지층을 향해 결집을 촉구하는 듯한 메시지를 지속해서 보내며, 탄핵 소추안 가결 이후에도 여러 차례 ‘끝까지 싸우겠다’는 메시지를 냈던 윤석열 대통령. 그런 윤 대통령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는 지지자들은 이제 폭동을 예고하고 나섰다.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인용 직후, 분노에 찬 지지자들은 거리로 몰려나왔고 격렬한 충돌 속에 안타까운 희생도 생겼다. 그리고 2025년 3월, 탄핵 선고를 코앞에 둔 지금. 누군가가 또다시 시민들을 광장으로 불러 모으고 있다. 모두가 긴장 속에 헌재의 결정을 지켜보고 있다. PD수첩 1454회 “탄핵 심판 선고-불복 전야”는 오는 3월 11일 오후 10시 20분 MBC에서 방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