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앨범 산> 고대의 신비를 품은 안데스 3부작 - 2부 페루 산타크루즈 트레일

  • 2025.03.14 14:44
  • 8시간전
  • KBS

안데스산맥의 장대한 품속에 자리한 코르디예라블랑카산맥. 이곳에 우뚝 솟은 해발 6,768m의 와스카란산은 페루 최고봉으로, 만년설과 빙하로 덮인 신비로운 절경을 자랑한다. 그 아래 펼쳐진 산타크루즈 트레일은 와스카란 국립공원의 대표적인 트레킹 코스로 해발 3,000m 이상의 고지를 넘나들며 거친 자연 속을 가로지른다. 안데스의 꽃이라 불리는 페루 산타크루즈 트레일로 산악 사진가 이상은, 문화기획자 홍미애, 세계 100대 명산 탐험가 박춘기 씨 외 2명이 여정을 이어간다.

산타크루즈 트레일의 들머리인 바케리아 마을에서 오늘의 목적지인 카치나팜파 캠프를 향해 발걸음을 내디딘다. 출발 전 트레킹에 대한 각오를 다지고 준비물을 다시 한번 점검한다. 초지에서는 말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그 옆으로 해발 3,500m의 고산에서도 신나게 뛰어노는 원주민 아이들의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살아 숨 쉬는 자연과 사람들의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으며 본격적으로 트레킹을 시작한다.

안데스산맥을 따라 이어지는 길. 이곳은 고대 잉카인들이 숭배했던 대지의 여신 ‘파차마마’가 품은 신성한 땅이다. 길을 걷는 내내 잉카의 숨결이 깃든 풍경이 펼쳐진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들자 안데스의 하늘을 향해 뾰족하게 솟아오른 타울리라후가 모습을 드러낸다. 타울리라후의 이름은 이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타울리’라는 식물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걸음을 이어갈수록 숨이 점점 거칠어지지만 들이마시는 차가운 공기 속에서 느껴지는 자연의 숨결에 머리가 맑아진다.

구름 낀 산등성이 아래로 펼쳐진 초원을 걷다 보니 마침내 오늘의 야영지 카치나팜파 캠프에 도착한다. 일행은 저마다 자리 잡고 텐트를 치며 4천 미터에 가까운 고산 트레킹에 지친 몸을 푼다. 하루의 피로를 달래줄 저녁 식사가 준비된다. 자연 속에서 맛보는 한 끼는 단순한 식사를 넘어 함께 걸어온 길을 되새기며 마음까지 든든해지는 시간이다. 높은 고도의 길을 걸으며 텐트 생활을 이어가다 보니 몸은 지치지만 대자연이 전하는 좋은 기운을 받아 간다.

다음 날 아침, 다시 배낭을 짊어지고 개울물을 따라 산타크루즈 트레일의 최고 지점인 푼타유니온 패스를 향해 출발한다. 정상까지 이어지는 길은 가파른 오르막의 연속이지만 눈부신 산들과 눈을 맞추며 걸음을 옮기니 지치지 않는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마주치는 식물들은 바뀌는 환경에 따라 저마다 다른 얼굴로 일행을 반긴다. 태고의 자연과 수천 년 삶의 발길이 이어진 길, 페루 산타크루즈 트레일을 과 함께 만나본다.

  • 출처 : KBS
  • KBS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