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년, 대한민국은 산업도 기술도 없는 나라였다. 60년 동안 KIST는 국가가 풀어야 할 문제를 과학기술로 해결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AI는 더 이상 ‘말하는 기술’이 아니라 보고·판단하고·직접 움직이는 ‘피지컬 AI’의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이슈 픽, 쌤과 함께”에서는 KIST 60년의 축적을 통해 한국 과학기술의 정체성을 되짚고 피지컬 AI라는 다음 기술 패러다임이 산업, 노동, 그리고 우리의 일상을 어떻게 바꾸는지 그 변화 앞에서 한국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를 오상록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원장과 함께 짚어본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오상록 원장은 피지컬 AI에 대해 “인공지능을 장착한 로봇”이라고 설명했다. 오 원장은 “피지컬 AI는 인지→판단→행동의 과정을 스스로 수행하는 로봇으로, 주변 상황을 보고 생각하고 결정해 행동한다”며 “환경에 변화가 생겨도 그때그때 가장 적절한 행동이 무엇인지 판단해 실행하는 로봇”이라고 말했다. 피지컬 AI 중에서도 휴머노이드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에 대해 오 원장은 “휴머노이드는 사람이 만든 세상에서 사람을 돕기에 가장 적합한 형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 원장은 피지컬 AI의 주도권을 논할 때 ‘머리(AI)와 몸(로봇)’이라는 두 축을 함께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은 강력한 AI 기술을 기반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서도 선두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며 “AI 두뇌를 중심으로 한 피지컬 AI 분야에서는 미국이 가장 앞서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 원장은 “중국의 가장 큰 특징은 개발 속도와 보급력이 매우 빠르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중국에는 로봇과 자동화 시스템이 24시간 가동되는 이른바 ‘불 꺼진 공장’이 이미 상당수 운영되고 있다”며 “중국의 피지컬 AI는 기술 경쟁을 넘어 대중화와 양산 경쟁 측면에서 매우 위협적인 존재”라고 말했다.
오 원장은 “똑똑한 생성형 AI를 로봇이나 장비에 결합한다고 해서 곧바로 피지컬 AI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AI는 ‘물건을 놓으면 떨어진다’는 사실을 문장으로는 잘 알고 있지만, 이를 그대로 로봇에 적용하면 중간에 물건을 놓아버리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 이유에 대해 “이론적으로는 알고 있지만, 실제로 몸으로 경험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라며 피지컬 AI는 중력, 마찰, 균형 같은 물리 법칙을 경험을 통해 학습해야 한다”고 전했다. 단순히 AI를 몸에 얹는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현재 전 세계가 이 지점에서 정체기를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KIST는 20여 년 전부터 마루, 아라와 같은 휴머노이드 연구를 통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AI, 인터페이스를 아우르는 전반적인 기술 경험을 축적해 왔다. 오 원장은 “KAPEX는 이러한 20년 연구의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KAPEX의 첫 번째 차별점으로는 ‘몸’을 꼽았다. 이어 “KAPEX는 사람과 함께 일하는 것을 전제로 설계된 휴머노이드”라며 “신장은 약 1.7미터, 무게는 약 60킬로그램, 최대 20킬로그램까지 운반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체 관절 자유도가 70개 이상으로, 단순히 걷는 로봇이 아니라 사람 옆에서 협업할 수 있는 움직임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KAPEX는 사람 손처럼 섬세한 촉각을 느낄 수 있는 로봇 손을 갖추고 있다”며 “이 손에는 촉각, 고유감각, 운동감각이 동시에 들어가 있고, 생성형 AI를 활용해 손동작을 정교하게 학습한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피펫으로 소량의 액체를 옮기는 작업처럼 사람도 집중해야 하는 섬세한 작업까지 수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 원장은 “생산 현장에서는 생산 속도를 높이고 오차율을 줄이며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특히 “분진 흡입, 절단, 화상 등 재해 위험이 큰 연마 작업 분야에서 피지컬 AI가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오 원장은 “이제 대한민국도 ‘패스트 팔로워’에서 ‘선도자’로 체질을 전환해야 한다”며 “피지컬 AI처럼 시대의 파도가 크게 바뀌는 순간일수록 기초와 선행 연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과학기술이 다음 단계로 도약할 수 있도록 KIST가 그 선두에 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KBS 1TV “이슈 PICK 쌤과 함께” 제266회 ‘로봇 시대의 개막, 피지컬AI가 온다’ 편은 2026년 2월 8일(일) 오후 7시 10분에 방송되며, 방송 이후에는 KBS 홈페이지(www.kbs.co.kr), 웨이브(Wavve), 유튜브 ‘KBS 교양’, ‘KBS 다큐’ 채널을 통해 다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