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우리가 만들 수 있다. 한 척만 파십시오. 한 척만”
1990년, 대한민국 해군과 선박 기술자들이 독일 하데베(HDW) 조선소로 떠났다. 언어도 부족하고, 지식도 얕았지만 2년간 맨땅에 헤딩하듯 잠수함 건조 기술과 운용 교육을 익히는 데 매진했다.
마침내 1993년 6월(삭제). 대한민국은 1,200t급 잠수함, ‘장보고함’을 확보한다. 이후 시작된 기술 자립이라는 거대한 항해를 떠났다. 장보고급에서 도산 안창호함까지, 30%에서 80%로 국산화율을 높이며, 3000톤급 이상 잠수함을 독자 설계·건조할 수 있는 세계 8개국 중 하나가 되었다. 독일·일본 등 해양 강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지금 대한민국 잠수함 기술은 어디까지 왔을까.
전쟁의 승패를 결정짓는 키, 침묵의 암살자 잠수함의 시작과 대한민국 잠수함의 지난날, 그리고 오늘을 되짚어보며 드러나지 않는 국력이자 국방 전략의 가장 깊고 조용한 축, K-잠수함의 세계 속 오늘을 살펴본다.
1차, 2차 세계대전의 판도를 바꾼 독일의 잠수함, 유보트(U-BOAT). 유보트는 영국을 비롯한 연합군의 군함, 상선, 민간선박까지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며 바다를 장악했고, 특히 대서양 해상 교통로를 위협해 연합군의 보급에 큰 타격을 입혔다. 독일은 패전했지만, 잠수함 건조·운용 기술은 세계 시장을 선도했다.
그리고 1993년 대한민국은 독일 209급 잠수함(장보고급) 기술을 도입하며 본격적으로 잠수함 개발에 뛰어들었다. 한국 해군과 기술자들이 독일 조선소에서 직접 기술을 배우고, 일부 잠수함은 독일에서, 이후 잠수함들은 국내에서 조립·생산하는 방식으로 기술을 단계적으로 흡수한 성과다.
장보고급 이후에는 국산화율을 높이며 연료전지, 소나, 함체 등 핵심 부품의 국산화에 박차를 가했다. 세계 최대 규모 다국적 해상훈련인 림팩에서도 매해 뛰어난 성과를 보이며 기술뿐 아니라 운용 능력 또한 눈부신 성장을 보여준다.
마침내 2021년. 디젤 추진 잠수함 중 가장 큰 3,000t급 잠수함을 제작하며 세계 12번째로 잠수함 독자 설계와 건조 기술 보유국으로 도약했다. 대한민국 잠수함의 눈부신 발전기를 김혁수 해군 예비역, 안병구 해군 예비역과 함께 생생히 되새겨 본다.
잠수함은 수백만 개의 부품이 한 치의 오차 없이 조립되어야 하는 첨단 무기체계다. 잠수함 기술을 획득한 지 불과 30여 년, 대한민국은 핵심 장비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자랑하는 소나(SONAR)체계, 세계 두 번째로 개발 및 상용화에 성공한 연료전지 기반 AIP(공기불요추진체계)는 물론, 도입 후 무사고 기록을 자랑하며, 육상시험장(LBTS) 시스템을 미국·영국에 이어 세계 3번째로 구축해 잠수함 건조 기간과 비용을 대폭 줄였다.
이제 대한민국은 잠수함 기술을 수입하던 나라에서 수출하는 나라로 도약했 다.
2025년 5월에 부산광역시에서 열린 세계 최대 방산 전시회 MADEX 현장에선 각국 해군과 방산 기업들이 방문이 줄을 잇는 가운데 포르투갈, 폴란드 등과의 기술 협력 및 수출 협상 또한 활발히 진행 중이다. 세계를 지배하게 된 K-잠수함의 저력을 생생히 전달한다.
기술을 배우는 나라에서 기술을 전하는 나라로, K-잠수함의 은밀하고 위대한 잠항. 다큐ON 는 2025년 7월 5일(토) 밤 10시 25분, KBS 1TV에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