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60분> 대신 복수해드립니다. 보복대행 비즈니스 추적기

  • 2026.08.07 13:59
  • 2시간전
  • KBS

누군가 우리 집 현관문에 인분을 투척하고, 이웃 주민이 볼 수 있게 비방 전단지를 뿌려놓는다면 어떨까. 누군가의 의뢰를 받아 타인의 복수를 대행해 주는, 이른바 ‘보복대행’ 범죄가 전국 곳곳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피해자들은 영문도 모른 채 폭력에 가까운 보복 범죄에 노출되어 두려움에 떨고 있다. 은 텔레그램에서 복수를 의뢰받아 실행하는 보복대행 범죄의 실체를 추적했다.

김대식(가명) 씨가 거주하는 아파트에서는 한 동 전체에 김 씨에 대한 허위 사실과 비방 내용이 담긴 전단이 도배됐다. 심지어 테러범은 김 씨 누나의 집, 아버지의 직장까지 찾아가 전단을 뿌렸다. 전단에는 자신을 비롯한 가족의 이름, 핸드폰 번호 그리고 주민등록번호까지 적혀 있었다.

CCTV에 포착된 테러범은 김 씨가 전혀 모르는 남성이었다. 그가 요구한 건 ‘고소 취하’였다. 당시 개인적으로 소송을 진행 중이던 김 씨. 요구에 응하지 않자 테러범은 김 씨뿐만 아니라 가족의 개인정보까지 텔레그램에 유포하며 수개월 동안 그를 괴롭혔다. 테러 이후 그는 정신과 약을 먹어야 할 정도로 불안 증세를 겪었다.

제작진은 보복대행 일을 했던 행동대원 조민수(가명) 씨를 어렵게 만났다. 보복대행업체 내부에선 직접 테러를 가하는 행위자를 ‘특공대(행동대원)’라고 부른다고 했다. 경찰에 잡혀도 경범죄로 풀려날 것이라 예상했던 조 씨, 그는 이후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제작진이 직접 텔레그램 방을 확인한 결과, 보복대행업체는 ‘고수익’, ‘검거율 최하’ 등의 문구를 내세우며 행동대원을 모집했다. 행동대원들은 제주,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보복대행 범행을 저지르고 있었다.

보복대행 방에서는 충격적인 사실이 발견됐다. 안에는 촉법소년을 구한다는 글과 미성년자 행동대원 인증 사진이 남아 있었다. 제작진이 만난 또 다른 행동대원 민우식(가명) 씨. 그 역시 만 17세의 미성년자였다. 그는 총책으로부터 ‘미성년자는 붙잡혀도 훈방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취재 결과, 보복대행 업체는 미성년자에 대한 낮은 처벌 수위를 악용해 그들을 행동대원으로 끌어들이고 있었다.

거액의 중고 거래 사기 피해를 본 한우진(가명) 씨는 사기꾼에게 피해액을 돌려받기 위해 보복대행 업체에 상담을 받았다. 상담 과정에서 업체가 과도한 선수금을 요구해 사건을 의뢰하지 않겠다고 했고, 그러자 업체는 돌연 의뢰인을 협박했다. 알려주지 않은 개인 연락처로도 협박 문자가 온 상황. 한 씨는 추가 보복에 대한 불안을 호소했다. 의뢰인의 신원 보호는 물론 안전까지 지켜주겠다고 홍보하는 보복대행 업체. 그러나 취재 결과, 이들은 피해자뿐만 아니라 의뢰인까지 협박하며 오로지 수익만을 좇고 있었다.

올해 3월, ‘배달의민족 콜센터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했다. 배달의민족 외주 협력사에 상담사로 위장 취업해 개인정보를 유출한 한 남성. 약 1,200건 이상의 주소를 무단으로 조회해 보복대행 테러에 이용했다는 것이 밝혀져 큰 충격을 주었다. 제작진은 상담사로 위장 취업해 개인정보를 보복대행 업체에 넘긴 해당 남성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개인정보 유출 문제는 공공기관에서도 벌어지고 있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내부 직원이 개인정보를 무단 조회하고 유출한 사건이 발생했고, 행정안전부에서도 해킹으로 8,785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잇따른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응하기 위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실태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국회도 개인정보 보호 강화를 위한 법안 발의를 추진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신생 업체가 계속 생겨나고 있는 신종 범죄 ‘보복 대행’. 보복대행 범죄에 대한 실태를 고발하는 ‘대신 복수해드립니다. 보복대행 비즈니스 추적기’는 8월 7일 금요일 밤 10시, KBS 1TV에서 방송된다.

  • 출처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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