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수상스키, 겨울엔 스노우보드. 골프에 춤까지 섭렵했다. 자타공인 취미 부자, 소영환(35) 씨. 주말에 비가 와도 마라톤에 나간다. 겨우 1킬로미터 걷다가 “아이고, 나 죽네” 곡소리를 낸다. 벤치에 앉자마자 한쪽 다리를 쑥 뽑는 영환 씨. 사실 그의 오른쪽 다리는 의족이다.
지난해 5월, 퇴근길에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자동차와 부딪치는 사고를 당했다. 다친 다리에 균을 제거하는 수술을 네 번이나 받았지만, 결국 괴사가 시작됐고 오른 다리를 절단할 수밖에 없었다. 한창 달려야 할 나이에 영환 씨는 다시 의족을 차고 인생의 두 번째 걸음마를 시작했다. 재활치료사들이 쉬엄쉬엄하라고 말릴 정도로 치열하게 연습했고, 두 달 만에 걸음마를 뗐다. 올해 5월에는 회사에도 복직했고, 다리를 잃기 전에 했던 모든 일을 다시 하나씩 도전해나가고 있다.
영환 씨는 외아들이다. 아버지, 소순봉(74) 씨가 서른여덟에 결혼해 이듬해 얻은 2대 독자다. 그런 아들이 다리를 잃었으니 그 속이 어떻겠나. 아들이 힘들어할까 봐, 괴로운 내색도 할 수가 없다. 그럴 땐 조용히 불을 밝히고, 십자가 앞에 앉아 기도를 드린다. 아들이 제일 좋아하는 삶은 옥수수를 사다 나르고 아들이 출근한 사이에 방을 쓸고 닦는다. 그런 아버지의 깊은 사랑을 아들이 모르겠는가. 남자 둘이 사는 집이라 배달음식만 드시는 아버지가 짠해 김치찌개도 끓여드리고, 제일 좋아하시는 연애 프로그램을 함께 보면서 말벗이 돼드린다. 생일날이면 케이크에 불 밝히고 축하 노래까지 불러주는 다정한 아버지. 그런 날, 부쩍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따로 사는 영환 씨의 어머니다. 때마침 미역국 먹으러 오라고 어머니의 호출이 왔다.
영환 씨가 어머니 최문정(66) 씨와 따로 산 지는 8년이다. 시집살이가 고됐고, 남편에 대한 서운함이 컸다는데. 아들을 끔찍하게 아끼고 식구들에게 헌신적이던 어머니가 따로 살겠다 했을 때, 영환 씨는 충격으로 한동안 방황했다. 서운함에 어머니와 연락을 끊고 살다 교통사고 후, 어머니를 다시 만났다. 사고 소식을 들은 어머니는 그 길로 달려와 두 달 동안 병간호를 해주셨다. 집에서 회복하는 동안엔 몇 주 동안 집을 오가며 집밥을 해주시던 어머니. 어머니가 차려준 밥상을 받는 순간 영환 씨는 ‘한쪽 다리를 내주고, 어머니를 되찾았구나’라고 깨달았다.
가족들이나 친구들도 당황스러울 만큼 일찍 마음을 추스른 영환 씨는 개인방송 채널을 만들어 자신을 ‘절단러’로 소개한다. 다리가 없어도, 한발로 잘 살아가는 모습을 영상으로 소개하는데. 그렇게 매사 당당한 영환 씨가 다리를 잃은 후, 가장 걱정했던 건 결혼이었다. ‘나라면, 다리가 없는 사람과 연애를 시작할까? 굳이?’ 그런 생각 끝에 ‘내 인생은 끝났구나’ 좌절했던 시간도 있었다.
그때 힘을 준 건, 같은 절단 장애인 선배님들이다. “너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너의 모자람도 사랑해줄 거야” 그 한 마디에 용기가 났다. 진정한 사랑이 찾아올 때까지 더 좋은 사람이 돼 보기로 했다. 새벽같이 일어나 운동으로 근육을 키우고, 단단한 마음으로 불행에, 장애에 맞서고 있다. 한 발로 수상스키? 못 탈 게 뭔가. 뮤직비디오도 근사하게 찍어볼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 나처럼 무릎이 꺾여 좌절하고 있을 때, 손을 잡고 마음을 일으켜 세워줄 것이다. 누구보다 행복하게, 신나게 살아낼 것이다. 아직, 한 발 남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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