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인사이트> 전설에 도전하다 : 메가왓티의 봄배구

  • 2025.04.10 15:48
  • 3일전
  • KBS

육체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해 결과를 얻어야 하는 스포츠는 편안하고 활동적인 옷차림이 필수다. 그런데 팔과 다리를 긴 옷으로 감추고 머리는 히잡으로 완벽히 가린 채 코트에 서는 선수가 있다.

인도네시아 출신으로 대전 정관장 레드스파크스의 에이스가 된 그녀의 이름은 메가왓티. ‘메가’의 활약으로 팀은 13년 만에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고, K 배구는 인도네시아에서도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이슬람이라는 종교도, 여성이라는 제약도 그녀를 막을 수 없다. 편견을 이겨내고 유리천장을 뚫어버린 히잡 스파이커를 만나본다.

대한민국과 인도네시아가 함께 응원하는 선수가 있다. 그녀의 이름은 ‘메가왓티 퍼티위’. 인도네시아 배구 국가대표 선수이자, 대한민국 프로리그에서 뛰고 있는 메가톤급 스파이커다.

인구수 약 2억 8천만 명으로 세계 4위인 동시에, 무슬림 인구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도네시아 출신 메가왓티. 인도네시아에서 메가왓티는 한국에서 손흥민과 같은 인기를 가진 선수다. 그래서 2년째 한국 V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그녀는 한국에 사는 인도네시아인들에게 큰 희망을 준다. 주말이면 메가왓티의 경기를 보기 위해 많은 인도네시아인들이 배구 경기장을 찾고, 한국을 방문해 메가왓티의 경기를 보는 여행 상품이 판매되고 있을 정도다.

메가왓티의 인기에 힘입어 그녀가 속한 팀, 정관장 레드스파크스는 프로 배구팀 중 유일하게 유튜브 실버 버튼을 획득했다. 메가왓티가 나오는 영상은 조회 수가 무려 180만 회! 이러한 그녀의 인기를 인도네시아와 대한민국 현지에서 확인해 본다.

메가왓티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히잡’이다. 그녀는 이슬람 여성들의 상징인 검은 히잡을 쓰고 온몸을 가린 채 코트에 들어선다. 히잡을 쓰면 운동하기에 불편하지 않냐는 질문을 자주 받지만, 그녀는 자신의 신앙과 배구가 공존할 수 있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답한다.

강력한 서브와 파괴력 넘치는 공격을 바탕으로 높은 득점률을 자랑하는 메가왓티. 이번 시즌에는 공격 종합 성공률, 오픈 공격 성공률, 후위 공격 성공률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메가왓티의 눈부신 활약으로 정관장 레드스파크스는 2023-2024시즌, 7년 만에 봄 배구에 진출했고 2024-2025시즌에는 무려 13년 만에 챔피언 결정전의 주인공이 되었다.

메가왓티를 돋보이게 하는 것은 실력뿐만이 아니다. 그녀는 활기차고 따뜻한 성격으로 팀원들을 끈끈하게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길 때나 질 때나 ‘고마워요’, ‘미안해요’하며 팀원들을 다독이는 그녀는 팀의 활력소이자 마스코트다.

경기가 없는 날 메가왓티는 동료들과 함께 한국 음식을 먹고, 공기놀이와 딱지치기처럼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전통 놀이도 즐긴다. 밝고 유쾌한 성격의 그녀는 코트 밖 일상에서도 동료들을 언니로 따르며 끈끈한 우정과 팀워크를 다진다. 5세트 접전이 끝난 뒤 지친 몸으로 라커룸에 모여 도시락을 먹는 선수들, 경기가 없는 날 소속 팀 유튜브 촬영에 나서는 메가왓티, 훈련장에서 선수들과 친근하게 장난을 치는 감독과 선수의 모습까지 중계 화면에서 볼 수 없던 선수들의 일상을 엿본다.

많은 인도네시아 청소년에게 배구 선수의 꿈을 꾸게 해준 메가왓티에게도 우상이 있다. 그건 바로 대한민국 배구를 대표하는 세계 정상급 선수 ‘김연경’.

마침내 이 두 선수가 ‘프로배구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 결정전’에서 맞붙었다. 정관장 레드스파크스는 챔피언 결정전 1차전과 2차전에서 패배하고 벼랑 끝에 몰렸지만, 3차전과 4차전에서 메가왓티가 대활약을 펼치며 우승을 향한 불씨를 살렸다. 은퇴를 선언한 김연경 선수의 라스트 댄스, 메가왓티를 앞세워 13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정관장의 물러설 수 없는 마지막 승부. 2025년 4월, 과연 메가왓티의 봄은 찬란하게 필 것인가?

  • 출처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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