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놀며, 춤추며, 사랑하라! 철없던 세현, 창현 부부의 ‘부모 성장 일기’

  • 2024.10.04 17:36
  • 3시간전
  • KBS

지리산 아랫마을 남원시 아영면. 아무런 연고도 없는 시골 마을에 덜컥 살림을 차린 부부가 있다. 바로 성창현(32) 씨와 권세현(33) 씨 부부. ‘놀고 보자’라는 뜻을 가진 ‘놀룩(NOLLOOK)’ 이라는 이름으로 가수 활동 중인 두 사람. ‘남의 눈치 그만 보고 나답게 살아보자’며 6년 전, 시골 마을에 둥지를 텄다. 낡은 시골집에서 세탁기, 냉장고도 없이 신혼을 시작한 부부. 그런데 놀며 사랑하며 되도록 늦게 철들고 싶었던 그들에게 올해 초, 아주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다. 바로 딸 아영이가 태어난 것. 매일 춤추고 노래하며 베짱이 같은 삶을 살던 부부의 일상에 행복한 비상등이 켜졌다.

결혼 전, 세현 씨는 서울에서 꽤 잘나가는 회사의 의상 디자이너였다. 그러나 고된 업무와 압박감에 결국 입사 2년 만에 사표를 냈다. 그렇게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새로운 삶을 모색하던 중 우연히 한 축제 기획에 참여하게 된 세현 씨. 그곳에서 운명의 짝꿍 창현 씨를 만났다.

창현 씨는 대학교에서 뮤지컬을 전공했다. 드디어 그토록 원하던 꿈에 한 발짝 다가갔나 싶었는데 불면증에 공황장애까지. 이상하게 자꾸만 몸과 마음이 아팠다. 결국 학교를 그만두고 시골에서 느긋하게 살아보기로 한 창현 씨. 그러던 어느 날, 한 축제에서 자유롭게 춤추는 세현 씨를 봤다. 저 사람과 함께라면, 원하는 인생을 그려나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인연을 맺게 된 두 사람. 2018년, 허례허식 없이 덕유산 숲속에서 결혼식을 올렸고 올해로 7년 차 부부가 됐다.

많은 사람이 부부를 ‘딩크족’이라고 생각했지만, 세현 씨와 창현 씨는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부모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결혼 5년 차까지도 아이가 생기지 않았고 ‘우리끼리 살자’라고 체념하던 즈음 아영이가 선물처럼 찾아왔다. 그렇게 갑자기 엄마 아빠가 된 부부의 일상은 모든 것이 바뀌었다. 이른 아침, 아기 울음에 잠이 깨고 에어컨이 없는 집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이유식을 만든다. 운전면허도 없던 부부는 아영이의 탄생을 기다리며 서둘러 면허를 따고 중고차도 구매했다. 낡은 촌집엔 처음으로 냉장고와 제습기도 생겼다. ‘적게 벌어, 적게 쓰고’ 살던 부부. 하지만 아영이에게만은 좋은 것을 먹이고 예쁜 옷을 입히고 싶다. 가끔 나가던 막노동 아르바이트 횟수도 조금씩 늘리고 공연 일정을 잡기 위해 동분서주 뛰어다니기도 한다. 이번 생에 부모는 처음이라 부부는 좌충우돌, 매일 새로운 문을 열며 적응 중이다. 더운 여름날 아영이 씻기는 문제로 결국 부부는 큰소리를 낸다.

부부의 창작 활동이자 수입원 중 하나인 ‘춤편지’는 직접 춤을 추며 찍은 영상에 손수 그린 그림과 글을 미리 신청한 구독자들에게 편지 형식으로 보낸다. 일상의 즐거움을 함께 공유하고 싶어 시작한 춤편지. 새 멤버 아영이의 합류로 그 인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요즘 부부는 춤편지 구독자들을 위한 깜짝 초대 공연을 준비 중이다. 공연 연습을 하던 중 창현 씨는 프러포즈할 때 불렀던 곡을 다시 꺼내 본다. 아영이를 안고 가만히 노래를 듣던 세현 씨. 어느새 눈가에 눈물이 맺힌다. 난생처음 해보는 ‘부모’라는 역할이 서툴지만, 세 식구는 여전히 놀며 사랑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언젠가는 다른 고민 다른 행복을 찾을 날이 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느 날 부모가 되어’ 마주한 지금의 모든 순간은 잊을 수 없는 인생의 한 페이지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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